2022 하반기 최대어 ‘라이온하트’ 상장, 빙하기 시장 극복하나

2021년을 제패한 모바일 게임,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의 원 히트 원더일까? 냉랭한 시장의 평가, 카카오 계열사라 유독 혹독한 것일까? 이면계약, 풋 옵션 행사가 주가 하락의 주원인?

사진=오딘:발할라 라이징 공식 홈페이지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이하 라이온하트)가 코스닥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9월 29일, 한국거래소는 라이온하트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총 8,490만 1,600주를 상장할 예정이며 공모 예정 주식으로는 1,140만 주를 배정했다. 상장 주관으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JP모간, 골드만삭스가 참여했다.

예정 발행가는 3만6,000~5만3,000원으로 알려졌으며 공모 예정 금액은 4,104억~6,042억원 규모다. 이를 기준으로 전체 상장 주식 수를 계산하면 기업 가치는 3조 564억~4조4,997억원에 이른다. 현재 코스닥 상장 준비를 마친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하반기 시장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온하트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다음 날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오는 10월 28~31일까지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11월 7~8일 사이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온하트는 지난 2021년 6월 출시된 인기 모바일 게임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제작사로 카카오게임즈의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다소 냉랭하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식 쪼개기 상장’ 논란이 반복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좋은 개발사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시장 분위기를 봤을 때 쿠팡은 물론이고, 쏘카와 컬리도 고생하는 시기”라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라이온하트, 영업이익률 92.6%

2021년 6월 출시된 오딘은 17주 연속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1년 최고 흥행작으로 평가받는 만큼 공개된 매출액은 2,325억원 규모다. 이 중 영업이익으로만 2,153억원을 기록하면서 92.6%라는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보여줬다. 22년 상반기에도 흥행을 이어간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가 벌어드린 1,231억원의 영업이익 중 1,074억원을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2018년 5월 설립된 라이온하트의 김재영 대표는 일본 KOEI를 시작으로 소프트닉스와 네오위즈를 거쳐 2014년 액션스퀘어로 독립하면서 모바일 액션 RPG 블레이드를 개발해 흥행시켰던 인물로 이미 개발자들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라이온하트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161억 규모이며 최근 △프로젝트C △프로젝트S △프로젝트Q 등 3가지 신작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 중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는 프로젝트C의 경우 내년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첫 작품이 큰 흥행을 거두면서 상장에 도전하는 만큼 차기작이나 지속성 리스크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라이온하트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특정 게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 카카오게임즈 3분기 어닝쇼크 예상

한편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퍼블리싱 운영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이와 관련하여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3분기에 어닝쇼크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초 대비 60% 가까이 하락을 거듭한 카카오게임즈의 시총은 11일 종가 기준 3조1,415억을 기록했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동반 주가 하락세가 카카오게임즈에도 나타났다는 것이 증권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앞서 카카오그룹은 2020년 카카오게임즈,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11월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를 상장하면서 물적분할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라이온하트 상장 뉴스가 나오면서 주가 하락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 지분을 54.94% (9월 30일 기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라이온하트 공모가 밴드를 감안할 때 카카오게임즈는 약 1조5천억원에서 2조원의 지분 가치를 보유한 회사가 된다. 보유 지분의 가치가 2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분석이 나올법하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시장의 반응이 사뭇 다른 것으로 보인다.

사진=라이온하트스튜디오 9월 증권신고서

회사 현금 확보 위해 무리한 IPO 진행한다는 의심도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장이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경영권을 사실상 넘겨받던 시절, 라이온하트 김재영 대표와 맺은 이면 계약이 문제가 되었다”고 일갈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김재영 대표는 라이온하트의 IPO가 완료될 경우 상장 5년 뒤부터 3개월 안에 IPO 당시 김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라이온하트의 주식을 최대 20%까지 한 차례 카카오게임즈에 매수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김 대표 간 풋옵션은 라이온하트의 IPO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도 포함한다. 라이온하트가 IPO 요건을 충족함에도 카카오게임즈가 IPO를 동의하지 않으면 김 대표와 현재 라이온하트 주주들은 역시 풋옵션을 발동할 수 있고, 카카오게임즈는 한 달 안에 김 대표의 주식 일부 또는 전부를 사야 한다. 카카오게임즈와 김 대표가 모두 라이온하트의 IPO를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하더라도 김 대표 등 주주들은 보유 지분 20% 한도 내에서 5년 안에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카카오게임즈에 요청할 수 있다.

결국 IPO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게임즈가 김 대표의 지분을 사실상 일괄 인수해야 하는 상황은 물론, 지분 매각 후 김 대표가 회사를 떠날 가능성도 점쳐졌다. 라이온하트가 출시 예정하고 있는 게임들의 성공 여부가 미지수인 탓에 올해가 기업 가치의 정점일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8월에 상장한 쏘카와 유사한 관점에서 IPO 진행이 회사 현금 흐름 확보라는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의 눈초리도 있다. 또 이면계약의 존재로 인해 복잡한 셈법이 증권가를 지배하는 가운데 최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 적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강행하는 탓에 부정적인 견해가 더 강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연 라이온하트가 무사히 상장 절차를 밟고 그간 카카오그룹사들이 보여준 ‘공모가 사기’ 논란을 피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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