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등에 업은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에 1조 달러 클럽 목전

인공지능 붐의 최대 수혜주 엔비디아 주가, 단번에 24.3% 급등 작년 말 대비 주가 160% 폭등, 전 세계 GPU 시장 점유율 90% 육박 중국 정부도 제재 않는 엔비디아,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대거 구매

출처=구글 금융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손꼽히는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주가가 단번에 24.3%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으로는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1,330조원) 진입을 목전에 뒀다.

전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 기업은 애플(2조7,200억 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2조4,230억 달러), 사우디 아람코(2조590억 달러), 알파벳(1조5,730억 달러), 아마존(1조1,790억 달러) 등 5개 기업뿐이다.

시간외 거래 급등, 창사 이래 최고 수준

엔비디아는 2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2023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과 2분기(5~7월) 전망치를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71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2개 분기 연속 10% 이상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액수는 시장 예상(65억 달러)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 증가한 20억4,300만달러(2조7,000억원)를 기록했고,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09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0.92달러를 18.5%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특히 5~7월 매출이 110억 달러(14조5,000억원)로 회사 분기 실적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 72억 달러를 52% 이상 상회하는 규모다.

한편 24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종가는 305.38달러로, 올해에만 108.96%가 올랐으며, 시가총액은 7,550억 달러였다. 그러나 실적이 공개된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380.60달러로, 정규장 종가 305.38달러보다 24.63%나 급등했다. 시가총액으로는 9,500억 달러 수준이며, 이는 1993년 창사 이래 최고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엔비디아

엔디비아 반도체, 생성형 AI 개발에 필수 요소

이러한 엔비디아의 실적을 견인한 건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의 증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회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AI 열풍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PC 및 서버의 비디오게임, AI, 클라우드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 업체다. 엔비디아의 작년 말 주가는 146.12달러(19만4,339원)였으나, 올해 몰아친 AI 붐을 등에 업고 주가가 160% 급등하며 몸집이 커졌다. 현재 AI 개발을 위한 필수 반도체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전 세계 GPU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서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가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GPU는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최근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구글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키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대거 구매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중국도 엔비디아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0년부터 중국 정부 입찰에서 마이크론 메모리 제품의 구입은 감소하고, 엔비디아가 생산한 GPU는 꾸준히 구매가 이뤄졌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구입도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사실상 엔비디아 GPU의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를 재구축하기 위한 엄청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AI 열풍이 회사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회사의 주요 고객인 인터넷,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및 대규모 언어 모델 구동에 나서면서 GPU 수요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황 CEO는 “현재 컴퓨터 산업은 가속 컴퓨팅과 AI라는 두 가지 전환을 동시에 겪고 있다”며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1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목적이 AI 학습을 위한 가속 컴퓨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PC 산업 부진 등으로 흔들렸던 엔비디아가 AI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됐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348.27달러를 목표로 두고 계속 오를 것이며, 다음 저항선인 397달러까지 치솟아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점쳤다.

글로벌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분석가의 약 74%가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전망이 담긴 투자 보고서를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풀 스택(Full-Stack)’을 언급하며 “엔비디아는 글로벌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 고객 간 AI 군비 경쟁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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