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중계, 이제는 ‘티빙’에서 본다? OTT 스포츠 중계 시장 침투 가속화

KBO 사무국, 티빙 모회사 CJ ENM 중계권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티빙 통한 KBO 유료 중계 가능성 점치는 업계, 티빙은 '침묵'
OTT가 몰고 온 또 다른 지각변동, 기존 사업자·시청자 혼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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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의 ‘스포츠 중계’ 공략에 불이 붙었다.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8일 2024~2026 시즌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CJ ENM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세부 협상은 차후 진행 예정이며,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CJ ENM의 자회사인 OTT 티빙은 앞으로 3년간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할 권리를 얻게 된다.

KBO 중계권 ‘티빙’으로, 곳곳에서는 유료화 우려

KBO 사무국은 지난달 4일부터 유무선 중계권 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입찰에는 △통신·포털 연합(SK텔레콤, LG유플러스, 네이버, 아프리카TV) △CJ ENM △TV 중계권 전문 사업자 에이클라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KBO 사무국은 입찰 액수 및 미디어 플랫폼의 확장성 부분에서 CJ ENM을 고평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해진다.

CJ ENM과 사무국 사이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향후 스포츠 중계 시장에는 무시할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프로야구 중계는 TV의 경우 방송 3사의 스포츠 채널 및 에이클라 산하 매체인 SPOTV에서, 온라인의 경우 네이버를 비롯한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시청 가능했다. 하지만 CJ ENM이 자체 OTT인 티빙(TVING)을 독점 온라인 중계 플랫폼으로 앞세우게 되면 KBO 중계 자체가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CJ ENM 측이 제시한 중계권 액수를 고려할 때 무료 서비스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 ENM이 유무선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제시한 금액은 약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빙은 아직 중계 유료화와 관련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티빙이 차후 광고를 포함한 일반화질 중계만 무료로 제공하거나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티빙의 KBO 중계가 몰고 올 변화

△네이버 △LG유플러스 스포키 △SK텔레콤 에이닷(A.) △아프리카TV 등 기존 KBO 경기 중계 플랫폼 사업자들은 상황 변화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CJ ENM과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무산될 경우, 그대로 중계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료로 KBO 중계를 시청하던 스포츠 팬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BO 중계 시청 장벽이 높아지면 차후 스포츠 중계에 특화된 ‘제2의 누누티비’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존 무료였던 콘텐츠를 유료로 시청하는 것에 불만을 느낀 시청자들이 편법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다. 누누티비는 국내외 주요 OTT 서비스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던 ‘불법 사이트’의 대명사다. OTT 업계의 막대한 저작권 손실을 유발하다 덜미를 잡히며 한 차례 폐쇄된 바 있다.

한편 OTT를 통한 유료 중계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스포츠 경기 중계의 트렌드가 TV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미식축구 경기인 NFL 등 다수의 스포츠 경기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애플TV는 지난해부터 미국 프로축구 전 경기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국내 OTT 업계에서도 스포츠 중계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쿠팡플레이를 중심으로 ‘중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OTT 사업자가 스포츠 중계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CJ ENM은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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