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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스토어 등장에 ‘AI 헐값화’ 우려 확산, 스타트업 ‘도미노’ 현실 되나

AI 챗봇 장터 확산, GPT스토어가 바꿀 '미래'는?
긴장 끈 못 놓는 AI 스타트업, "사실상 '멸종' 위기"
AI 일상화 가속한 GPT스토어, 일각선 "영향 미미할 것"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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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스토어/사진=오픈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AI 챗봇 온라인 장터인 GPT스토어를 선보였다. 고성능 AI 챗봇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맞춤형 AI 챗봇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GPT스토어는 일반인이 만든 각종 AI 챗봇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차후 AI 일상화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GPT스토어 출시, AI 챗봇 판매 플랫폼 ‘활성화’

오픈AI의 신규 서비스인 GPT스토어에선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가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를 바탕으로 개발한 맞춤형 AI 챗봇을 유통할 수 있다. 챗GPT를 이용하는 일반인들이 개발한 각종 챗봇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창문을 연 셈이다. GPT스토어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챗GPT 화면 왼쪽의 ‘익스플로어 GPTs(Explore GPTs)’를 클릭하면 다양한 챗봇을 살펴볼 수 있으며, 검색창에서 원하는 챗봇을 찾을 수도 있다.

GPT스토어의 A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질은 이전 챗GPT보다 더욱 높아졌다. 예컨대 세계 주요 등산로 정보를 제공하는 올트레일스닷컴이 만든 챗봇인 ‘올트레일스’는 온갖 등산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서울 등산로 추천해 줘’란 질문에 ‘북한산 경로, 난이도 상, 예상 시간 3시간 35분’ 등 상세 정보와 사진을 뽑아내는 식이다.

GPT스토어의 출시로 AI 확산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딩을 잘 모르는 이들까지 손쉽게 AI를 개발하고 거래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즉 수익을 기대하는 실력 있는 개발자뿐 아니라 창의력 있는 일반인들도 AI 개발에 뛰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이미 앞선 두 달 동안 수백만 개의 AI 챗봇이 쏟아졌다. 오픈AI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GPTs가 처음 공개된 이후 300만 개 이상의 맞춤형 AI가 개발됐다. 이에 대해 한 AI 업계 관계자는 “GPT스토어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다양한 앱의 출현을 이끈 앱스토어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발자들에게 챗봇을 만들고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챗봇의 대중화와 다양한 챗봇의 출현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AI 챗봇 활성화, 스타트업 생태계 파괴할 수도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GPT스토어의 등장이 여타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장 강력한 LLM으로 꼽히는 GPT-4 기반의 챗봇이 우후죽순 쏟아질 경우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던 AI 스타트업은 지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을 진행 중인 많은 AI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며 “GPT스토어와 비슷한 AI 산업을 영위하는 경우 당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또한 GPT스토어와 비슷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뤼튼테크놀로지, 달파 등이 영향권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업 모델의 수정이 불가피해진 만큼 향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GPT스토어의 파급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GPT스토어의 가장 큰 의의는 당초 기업이나 기관에 수천만원을 받고 팔던 AI 챗봇이 앱스토어를 통해 헐값에 풀리기 시작할 것이란 점”이라며 “스타트업의 상당수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GPT스토어 계획이 처음 공개된 지난해 미국 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이 “AI 스타트업을 멸종으로 내몰 이벤트”라고 평가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앱 개발사와 구글, 애플의 관계처럼 AI 스타트업이 오픈AI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GPT스토어의 영향력이 커져 AI 챗봇의 대부로 올라선다면 오픈AI를 위시한 AI 업계 또한 현재 모바일 앱 업계가 지닌 문제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단 것이다.

“GPT스토어 영향력, 생각보다 미미할 것”

다만 한편으론 GPT스토어의 영향력이 당분간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손쉽게 AI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수준이 높은 챗봇은 당장에 등장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외 정확한 수익 모델이 공개되지 않아 우수한 역량의 개발자나 창의력 있는 아이디어를 지닌 이용자의 참여를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오픈AI는 미국 개발자를 우선적으로 수익분배 대상으로 꼽았는데, 이에 속하지 않는 개발자를 유인할 당근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차라리 GPT 모델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챗봇을 만들어 이를 구글 애플 앱스토어에 판매하는 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언급도 있다.

혹자는 GPT스토어 확대에 따라 AI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아직은 ‘설레발’이다. AI 시대의 도래는 아직 먼 미래에 머물러 있다. 애초 챗GPT 자체부터 검색 엔진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챗GPT는 이용자가 입력한 질문을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제공할 순 있지만 검색 엔진이 제공하는 방대한 양의 정보와 데이터를 한눈에 제공하지는 못한다. 또 챗GPT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정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지하철 운행 정보가 교통 상황 정보와 같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정보는 챗GPT를 통해 거의 알아볼 수가 없다. AI 자체의 한계점이 명확하단 의미다. 특정 콘텐츠에 전문화된 검색 기능으로는 AI 챗봇이 강점을 드러낼 수 있을지 모르나, 다른 분야에 있어선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게 사실이다. GPT스토어의 등장이 스타트업 전반에 타격을 입히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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