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쉴드AI’, 이-팔 전쟁에 쓰는 국방 드론으로 2억 달러 투자 유치

미국 쉴드AI, 이-팔 전쟁 최대 수혜주로 등극
쉴드AI 기업가치 기준 금액, 지난해 12월 대비 무려 22% 증가
여러 드론 이용한 동시 공격 기능까지 출시, 전쟁 역사 바꾸는 기업이란 평가도

미국의 쉴드AI(Shield AI)가 지난 1일(현지시간) 2억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 라운드를 끝냈다고 밝혔다. 알려진 기업가치 기준 금액은 27억 달러(약 3조5,50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방 드론 공급업체인 쉴드AI는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국방용 드론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22억 달러(약 2조9천억원)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데 이어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기업가치가 22%나 증가한 셈이다. 이번 투자는 미국 혁신기술펀드(U.S. Innovative Technology Fund), 라이엇벤처스(Riot Ventures),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우드의 아크인베스트(ARK Invest) 등이 참여했다.

사진=쉴드AI

차세대 지능형 군집드론 발표, 최소 4개 이상의 드론그룹 이용한 동시 공격도 가능

미 해군 출신인 브랜던 쳉(Brandon Tseng)이 형 라이언 쳉(Ryan Tseng), 앤드류 라이터(Andrew Reiter)와 함께 2015년 설립한 쉴드AI는 인공지능(AI) 조종사 소프트웨어 ‘하이브마인드'(Hivemind)’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지능형 군집드론인 ‘V-BAT Teams’을 발표했는데, 이는 하이브마인드에 의해 최소 4개의 드론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 AI가 스스로 드론을 조종하고 팀 단위로 소통하면서 정보를 수집·분석해 목표를 타격하는 작전까지 수행한다. 쉴드AI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이스라엘에 공급하고 있으며, 중동 분쟁지역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공격 및 정찰 용도로 쉴드AI의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쉴드AI는 지난해 말 시리즈 E 투자에서 억만장자로 알려진 토마스 툴(Thomas Tull) 개인에게 600만 달러(약 78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합계 2,250만 달러(약 292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2,000만 달러를 유치하면서 안정적인 투자 트랙 레코드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쉴드AI는 2020년 시리즈 D 투자에서도 2,10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국방 전문가들은 국방 관련 기술들이 대부분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연이은 투자 유치로 쉴드AI가 새로운 기술적 도전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한다.

항공기 자동화가 쉴드AI의 주력 사업

국방 업계에 따르면 쉴드AI는 무인 항공기 기술에 도전하는 회사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국방 드론의 경우도 쉴드AI의 무인 항공기 기술력이 그대로 적용돼 있어 전쟁터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쉴드AI의 핵심 기술력 중 하나인 하이브마인드는 여러 항공기가 편대형 공격, 수비가 가능하도록 집합적인 움직임을 이끌어 낸다. 특히 GPS 등의 도움 없이 주변 항공기의 위치를 레이더로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편대형 움직임이 가능해진 덕분에 1명의 관리자가 4대 이상의 항공기 및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쉴드AI의 공동창업자인 라이언 쳉은 “항공 파일럿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무인 항공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기존의 AI는 사실상 특정한 규칙을 따르도록 돼 있는 반면, 쉴드AI는 규칙 없이 주어진 상황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창조해 내는 방식의 복합형 AI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년간 무인 항공기 기술에 전력했던 만큼 최근 들어서는 헬리콥터, 전투기 등 다양한 항공기에 해당 기술력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쉴드AI

항공 자동화 기술력, 전쟁 이후는 시장 적용도

AI 전문가들은 편대가 서로 합의한 것처럼 움직일 수 있는 AI 기술력은 게임이론(Game Theory), 시뮬레이션(Simulation) 등을 통해 기술 발전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기술 발전에 수학적인 모델링 지식이 크게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4대 이상의 드론을 넘어 수십 대의 드론 및 항공기도 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0~20대 남짓의 편대 항공기가 전쟁터에 투입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파일럿의 생명을 보전할 수 있다면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자동차 자율주행 등에 적용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뒤따른다. 현재 자동차 자율주행은 1대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쉴드AI의 도전이 성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 자율주행에 적용될 경우 수십, 수백 대의 차량이 항공기 편대처럼 함께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AI 전문가는 “그간 국내에는 단순한 해외 라이브러리 베끼기 등으로만 AI 개발이 진행돼 왔으나, 쉴드AI의 도전이 성공한 만큼 시뮬레이션이나 게임이론 등의 수학적인 도전을 통한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은 좀 늦을 수 있어도,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협조적인 AI(Coordinated AI)’에 대한 개념이 널리 퍼져 기술적인 도전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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