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으론 못 당한다” 초저가 공세 이어가는 중국 이커머스, 토종 업체들은 ‘한숨’

초저가 상품으로 고객 끌어모은 중국 이커머스, 폭발적 성장
알리익스프레스 따라 '가성비 전문관' 신설하는 토종 이커머스
"중국을 어떻게 따라잡나" 압도적인 가격에 업계 한숨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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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초저가 공세’에 국내 유통업계 전반이 휘청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 중저가 공산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대형마트·이커머스 등 국내 주요 유통 플랫폼들이 줄줄이 입지를 잃어가는 양상이다. 특히 소비자 이탈의 ‘직격탄’을 맞은 토종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경우, 고객층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격’ 앞세워 질주하는 중국 이커머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대표 주자인 알리는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매섭게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 쇼핑 앱의 국내 이용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앱의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지난해 2월(355만 명) 대비 130% 늘어난 818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대다.

알리는 국내 올해 2월 국내 종합쇼핑몰 사용자 수 2위(818만 명)를 차지하기도 했다(와이즈앱 통계 기준). △11번가(735만 명) △G마켓(552만 명) △티몬(360만 명) 등 국내 중소형 이커머스 업체를 크게 웃돌며 그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알리와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이커머스 공룡’ 쿠팡뿐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흘러나온다.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 비결은 ‘가격’에 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소비자 이목을 끌어모은 것이다. 한 알리 고객은 “어차피 상품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니까 품질에 대한 기대가 크게 없다”며 “쓸만한 물건이 오면 기분이 좋고, 상품 품질이 별로여도 ‘1,000원 버렸다’며 가볍게 넘길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질적 불신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대폭 증가한 이유다.

가성비 상품 앞세워봐도 역부족

이런 가운데 토종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을 위해 저렴한 상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정 가격 이하’의 상품을 모은 전문관을 신설,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1월 위메프는 1만원 이하 특가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전문관 ‘99샵’을 신설했다. 990원 ‘초특가 상품’을 미끼로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고, 1만원 이하의 저렴한 패션·잡화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11번가는 지난해 9,900원 이하 생활용품 등을 한데 모은 ‘9,900원샵’을 오픈했다. 티몬 역시 2,500원, 5,000원, 7,000원, 1만원 등 가격대별 상품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만원의 행복’ 기획관을 신설했다. 알리가 상품 가격을 대폭 낮춘 ‘천원마트’를 중심으로 한국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을 고려, 유사한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이 무료배송·반품, 선착순 50% 할인 혜택 등을 앞세우는 알리의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저렴한 중국산 공산품에 힘을 싣던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하나둘 신선식품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이커머스 입장에서는 거대한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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