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건 없고 나갈 건 많다? 트위치, 밑 빠진 독에 ‘망 사용료’ 붓기

국내 시장 철수 공표한 트위치, 원인은 막대한 망 사용료?
지난해 매출 21억원에 그쳐, '북미 2배' 망 사용료 내기엔 역부족
자체 수익원 부재로 실적 부진 이어져, 거대 사업자의 쓸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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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의 국내 사업 철수 원인이 ‘수익성’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위치가 내세운 ‘망 사용료’ 문제는 어디까지나 철수의 부수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관련 업계에서는 트위치가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음에도 불구,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해 망 사용료 부담에 짓눌려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트위치가 물러난 건 ‘망 사용료’ 때문이다?

트위치의 표면적인 한국 사업 철수 원인은 ‘망 사용료 부담’에 있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통신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사용료다. 트위치,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경우 여타 서비스에 비해 발생 트래픽이 많으며, 그만큼 망 사용료 부담이 막대한 편이다. 실제 국내 전체 망 트래픽 중 동영상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지난 6일 트위치는 공지사항을 통해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고 밝혔다. 여타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 역시 “망 이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망 사용료 사격’에 나섰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트위치 한국 사업 철수와 아마존이 국내에서 지급하고 있는 망 이용 대가를 언급, “통신사의 과도한 망 이용대가 요구로 인해 해외 CP가 철수하는 상황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에 따르면 아마존 웹 서비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은 한국이 시간당 324원, 북미가 181원 수준이다. 한국의 망 사용료 부담이 북미 대비 2배가량 높은 셈이다.

“망 사용료도 못 낸다” 부진한 트위치 매출

업계 일각에서는 ‘망 사용료’가 어디까지나 철수의 구실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 모델 한계에 직면한 트위치가 망 사용료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발을 뺐다는 것이다. 트위치는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52%(11월 기준)를 점유하는 거대 사업자이지만, 지난해 기준 한국 매출은 21억원에 그친다. 서비스 규모에 비하면 초라한 수익이다.

반면 스트리밍 시장에서 트위치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아프리카TV의 2022년 매출은 3,149억원이었다. 아프리카가 공시한 망 사용료는 147억원 수준이다. 트위치와 유사한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 망 사용료를 자체적인 수익으로 충당하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아프리카TV의 사례를 들며 트위치 국내 서비스가 무너진 것은 결국 ‘수익성’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프리카TV와는 달리 충분한 매출을 확보하지 못한 트위치가 망 사용료 부담에 밀려 무너졌다는 것이다.

실제 두 플랫폼은 ‘수익 창출’ 방안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BJ 후원 수단인 ‘별풍선’ 수익을 정산할 때 20~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다. 자체적인 후원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한 셈이다. 반면 트위치는 이 같은 자체 후원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사실상 이렇다 할 수익창출원이 없었다는 의미다. ‘밑 빠진 독’에 망 사용료를 들이붓던 트위치는 결국 국내 시장에서 등을 돌리기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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