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가격 오르나… TSMC, 반도체 가격 20% 인상 결정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가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TSMC 생산 반도체가 들어가는 각종 완제품 가격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자인 삼성전자 역시 TSMC와 함께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27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고객사들에 반도체 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 16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은 20%, 그 외 공정은 15% 수준으로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7나노 이하 제품에 대해선 3~10%의 인상률을 적용한다.

통상 파운드리 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때는 적어도 6개월 전에 고지하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인상 시기는 대부분 내년 1분기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등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즉시 인상분을 적용할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TSMC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반도체 가격을 10% 이상 지속적으로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선 TSMC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수익성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반도체 값이 상승하면 관련 부품을 쓰는 완제품 가격이 함께 오를 가능성이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에 공급되는 TSMC 칩 가격 역시 3~5%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애플은 TSMC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기에, 높은 인상률을 적용받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TSMC 반도체 생산량 5분의 1가량을 구매하고 있다.

애플이 다음달께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13에는 TSMC의 5나노 공정을 적용한 A15 칩이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애플이 부품 값 인상분을 선제적으로 완제품에 적용할 경우, 당장 오는 9월 공개되는 아이폰13 시리즈부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그간 애플은 5G 시장 확대와 중국 소비자 공략을 위해 아이폰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해온 바 있다.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 SMIC 등도 반도체 가격 상승을 시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미래 투자 기반 마련을 위한 공급가격 현실화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매년 파운드리에 수십조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반도체 공급가격 현실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약 240조원 규모의 향후 3개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약 60%인 150조원 반도체 사업에 사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에는 50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이를 조기 집행할 것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공식화했으며,/8 현재 최종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