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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유튜브에 우리 회사 광고가” 위협받는 브랜드 세이프티, AI로 방어한다?

광고 콘텐츠 AI 분석 '파일러', 105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
"우리 광고가 왜 저기에" 유튜브 속 '브랜드 세이프티' 위협 가중
브랜드 세이프티 솔루션,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경쟁 심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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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일러 홈페이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광고 솔루션 스타트업 파일러가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투자라운드에는 △현대투자파트너스 △쿼드벤처스 △한세예스24파트너스 △힐리오인베스트먼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참여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개인 콘텐츠 플랫폼을 중심으로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 문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파일러가 운영하는 에이드(AiD) 솔루션의 동영상 분석 기술력·브랜드 보호 솔루션이 고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AI 활용해 ‘광고 게재 콘텐츠’ 선별

파일러의 ‘에이드(AiD)’는 동영상 광고가 게재되는 콘텐츠의 맥락을 AI로 분석·필터링하는 마케팅 솔루션이다. 파일러가 브랜드 기집행 광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광고주들은 집행 광고비의 최소 16%를 부적절한 콘텐츠에 낭비하고 있다. 에이드는 △선정성 △증오 유발 △부정행위 유발 △사이비 종교 등 광고주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부적절한 콘텐츠를 감지하고, 적절하지 않은 콘텐츠 내에는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막는다.

콘텐츠 선별을 위해 에이드는 우선 광고가 게재된 콘텐츠에 대한 기초적인 필터링을 진행한다. 이후 콘텐츠를 △썰 △이슈 △선정 △정치 △종교 △혐오 △해외 △사용자 지정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 본격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부적절한 광고 노출이 있을 경우 즉시 차단하고, 광고주 요청에 따라 브랜드 맥락에 맞는 동영상과 새롭게 매칭한다. 이를 통해 광고주는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막고, 부적절한 콘텐츠에 투입되는 광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에이드는 콘텐츠 필터링·차단 현황에 대한 시각화된 리포트와 브랜드 세이프티 보고서를 제공한다. 광고주는 리포트를 통해 광고 노출 현황을 파악하고, 손쉽게 차후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파일러는 지난해 열린 세계 최고 인공지능 학회인 CVPR(컴퓨터 비전과 패턴 인식 컨퍼런스)에 자체 비디오 검색 기술 관련 논문을 등재했으며, ICCV(국제 컴퓨터 비전 학회)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브랜드 세이프티 갉아먹는 ‘유튜브 광고’

브랜드 세이프티 문제는 선별된 콘텐츠를 제공하던 TV 광고 시장이 쇠퇴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위협이 집중되는 시장은 광고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다.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곳곳에서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이고 부적절한 콘텐츠가 대거 양산됐다. 이후 유튜브는 인기에 힘입어 광고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고, 브랜드 광고 역시 종잡을 수 없는 곳에서 노출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매일같이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유튜브 시장에서 개별 기업이 모든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파악할 수 없어 사전 예방 조치도 할 수 없다. 유튜브가 채택하는 ‘프로그래매틱 광고(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구매 등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구조)’ 시스템이 낳은 일종의 폐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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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이처럼 부적절한 콘텐츠에 광고가 노출될 경우, 브랜드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미국 광고대행사협회가 불쾌하거나 혐오스러운 콘텐츠에 연결된 광고를 접했을 때의 소비자 반응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0%가 ‘브랜드 호감도와 구매 의향이 급격하게 감소한다’고 답했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는 광고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의미다.

“광고주도 콘텐츠 거른다”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각 기업은 브랜드 세이프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 세이프티란 광고 진행 시 의심스럽거나 부적절한 콘텐츠의 영향으로부터 브랜드의 이미지와 평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일컫는 용어다. 실제 WFA(세계 광고주 연맹)의 추정치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전 세계 광고주가 브랜드 세이프티를 위해 투입한 비용은 자그마치 50억 유로(약 7조2,650억원)에 달한다.

부적절한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한 기업 수요가 증가하자, 파일러와 같은 ‘콘텐츠 필터링’ 광고 솔루션 서비스 경쟁 역시 점차 치열해지는 추세다. 일례로 미국의 데이터·미디어 솔루션 기업 픽사빌리티는 광고 노출 콘텐츠 선별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계 학습 AI 모델을 활용, 유튜브 및 스트리밍 TV 플랫폼에 게시된 수백만 개의 비디오를 검토·분류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미디어 측정·최적화 플랫폼 IAS(Integral Ad Science) 역시 대표적인 경쟁 주자로 꼽힌다. IAS의 브랜드 안전 및 적합성 솔루션은 콘텐츠의 맥락을 읽고, 광고 노출에 대한 맞춤형 제어를 제공한다. 자연어 처리(NLP)를 활용, 문화·언어를 비롯한 콘텐츠 내 상황의 미묘한 차이를 동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IAS는 당사 솔루션을 통해 전 세계 상업용 인터넷 트래픽의 99%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을 IAS 선에서 선별·차단할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쟁쟁한 글로벌 기업이 ‘광고 필터링’ 시장 전반을 선점하고 나선 가운데, 파일러는 과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지를 다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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