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빅테크 노리는 오픈AI, ‘GPT 스토어’로 시장 주도권 잡나

맞춤형 챗GPT 생성 도구 개발, 오픈AI '대성장'의 서막?
오픈AI-빅테크 기업 사이 '경쟁 구도' 가시화
막대한 자금력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 오픈AI의 미래는
GPT 스토어의 모습/사진=오픈AI

오픈AI가 누구나 쉽게 맞춤형 챗GPT를 만들 수 있는 도구를 내놨다. 이렇게 만든 챗봇을 판매할 수 있는 전용 스토어도 연다. 이를 통해 GPT 생태계를 구축하고 소비자 및 기업용 챗봇 시장을 주도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오픈AI가 AI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AI 기술 개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GPT 및 GPT-4 터보 공개한 오픈AI

6일(현지 시각) 오픈AI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회의인 ‘데브데이’ 이벤트를 열고 GPT 및 GPT 스토어, GPT-4 터보 등을 공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 내용 중 가장 관심은 끈 건 맞춤형 챗봇을 구축할 수 있는 도구 GPT의 공개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사람들에게 도구를 제공하면 놀라운 일을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 수 있는 챗GPT의 사용자 정의 도구 ‘GPT’를 도입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GPT는 코딩 실력 없이도 챗GPT를 기반으로 자신이 원하는 성격의 챗봇을 만들 수 있는 도구다. 오픈AI에 따르면 GPT는 기존 챗봇을 가져와 테스트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챗봇 추가 기능 정의 ▲챗봇이 참고할 파일 추가 ▲웹 탐색이나 이미지 생성 등 기능 추가 ▲챗봇 사용 데이터 분석 ▲생성한 챗봇의 라이브 테스트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내부 전용 GPT를 제작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오픈AI는 생성한 챗봇을 게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GPT 스토어도 연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GPT를 마켓에 올려놓고 챗봇을 다운로드받아 사용한 횟수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오픈AI 측의 설명이다. 최신 대형멀티모달모델(LMM) ‘GPT-4 터보’의 출시 소식도 알렸다. GPT-4 터보는 올해 4월까지의 최신 정보를 다루며 최대 300페이지 분량의 장문 텍스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를 사용할 때 드는 비용은 전작인 GPT-4 대비 60% 이상 저렴해졌다. 이와 관련해 오픈AI 측은 “현재는 미리보기 서비스로 제공 중이나, 앞으로 몇 주 안에 안정적인 프로덕션 준비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데브데이에 등장해 오픈AI 지원 연설을 펼치고 있다/사진=유튜브 OpenAI DevDay, Opening Keynote 캡처

주도권 확보 나선 오픈AI, 하지만

이번 GPT 및 GPT-4 터보 출시에 담긴 오픈AI의 전략은 명확하다. 외신은 오픈AI의 행보에 대해 “빅테크 기업의 기술 제공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들과 경쟁하겠단 의도를 내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GPT 출시는 이를 위한 첫 발걸음으로, 현재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을 일반인에까지 확대함으로써 경쟁력을 확충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내가 원하는 최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대화체 명령어 ‘프롬프트’를 작성, 설계하는 사람이다.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같은 질문에도 새로운 답변을 내놓기 때문에 항상 내가 원하는 구조의 답변을 얻기는 어렵다. 다만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다른 품질의 출력값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발굴하는 ‘최적의 질문’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6월 기준 미국에서 공개 채용한 프롬프트 엔지니어직은 재택근무 형태의 시간당 200달러(약 26만원) 계약직부터 30만 달러(약 3억2,000만원)가 넘는 연봉의 정규직까지 다양하다. 특히 기업들 간의 프롬프트 엔지니어 인재 찾기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미국의 구인구직 플랫폼 레주메닷컴이 지난 4월 기업인 1,18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의 29%가 “올해 프롬프트 엔지니어 고용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으며, 4명 중 1명이 “초봉은 20만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오픈AI 경쟁사인 앤스로픽의 경우 지난 5월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 상시 채용 공고를 내고 있는데, 회사가 제시한 연봉은 최소 28만 달러에서 37만5,000달러다.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3억6,500만원에서 4억9,000만원에 달하는 선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중요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오픈AI에 따르면 챗GPT의 주간활성이용자수는 1억 명 이상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역할을 일반인에게까지 확대한다면 오픈AI와 챗GPT가 지닌 사회적, 기술적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픈AI가 노리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다만 이 같은 신규 사업 모델 공개에도 오픈AI가 AI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기존 빅테크 기업들 역시 AI 시장에 뛰어든 상태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오픈AI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깜짝 등장하며 오픈AI와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두 회사조차 향후 경쟁이 불가피하다. MS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연구하고 있는 데다 오픈AI는 MS의 서비스와 비슷한 기업용 챗봇을 출시하는 등 역할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4일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가 챗봇 ‘그락’을 공개했고, 구글도 자체 LLM을 기반으로 한 챗봇 ‘바드’의 쓰임새를 지메일·구글독스·유튜브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AI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 분명해진 만큼, 오픈AI 측도 빅테크 기업 사이의 ‘새우’가 되지 않기 위해선 더욱 분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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