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등에 업고 재차 ’20억 달러’ 노리는 앤스로픽, 오픈AI 꺾을 수 있을까

생성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20억 달러 규모 신규 라운드 추진 환각 현상 줄인 ‘차세대 LLM’ 개발에 총력, ‘오픈AI 대항마’로 급부상 아마존과의 협력 관계 구축으로 경쟁 본격화, 시장 판도 뒤집힐까

사진=앤스로픽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생성형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최소 20억 달러(약 2조6,750억원) 규모 신규 투자 라운드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주 아마존에서 12억5,000만 달러(약 1조6,719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후 곧장 새로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미국 테크놀로지 전문 언론사 디 인포메이션은 3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앤스로픽은 한층 높은 수준의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주에는 아마존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번 신규 라운드에 구글이 참여한다는 소식마저 확산하기 시작했다.

차세대 LLM 꿈꾸는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은 오픈AI에서 ‘GPT-2’와 ‘GPT-3’ 개발을 지휘한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2021년 설립한 기업이다. 높은 수준의 가드레일(사고 방지 장치)을 탑재해 환각(Hallucination, 생성 AI가 허구를 진실처럼 답하는 것) 현상을 줄인 앤스로픽의 챗봇 ‘클로드’는 챗GPT의 새로운 라이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앤스로픽은 클로드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미국 IT·테크 미디어 기업 테크크런치는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앤스로픽이 향후 2년 동안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 4년 내로 강력한 성능의 차세대 LLM ‘클로드 넥스트’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단순 ‘챗GPT 대항마’를 넘어서겠다는 앤스로픽의 야망이 읽히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앤스로픽은 올 초부터 수많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확보, 끊임없이 ‘판’을 키워왔다. 이번 신규 라운드에 지난해 3억 달러를 투자해 앤스로픽 지분 10%를 확보한 구글이 참여한다는 소식이 확산하기도 했다. 앤스로픽은 이번 투자에서 3월(40억 달러) 대비 5배가량 높은 200억~30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주 아마존 투자 당시에는 기업 가치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앤스로픽

앤스로픽 ‘클로드’ 경쟁력 있을까

앤스로픽의 챗봇 클로드는 기본적으로 OpenAI의 GPT-4와 유사한 형태다. 이용자는 클로드에 요약, 질문에 대한 답변, 서면 콘텐츠 제작 등을 요청할 수 있으며, 창의적인 작업을 할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챗GPT를 비롯한 여타 생성 AI 챗봇에 비해 환각 현상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 7월에는 새로운 AI 챗봇 ‘클로드2’를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기업용 챗봇 서비스 클로드를 내놓은 지 2개월 만이다. 앤스로픽은 당시 클로드2가 무엇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챗봇의 환각 및 탈옥을 유도하기 위한 유해 프롬프트에 무해한 대답을 하는 능력이 기존에 비해 2배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클로드2 모델은 수학, 추론, 코딩 부분에서도 한층 개선된 성능을 보여줬다. 변호사 시험 객관식 영역에서 76.5%의 점수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으며, 파이썬 코딩 테스트에서도 이전 버전(56%) 대비 크게 향상한 71%의 점수를 냈다. 아울러 이미지 입력이 가능한 GPT-4와의 경쟁을 위해 시각, 청각을 비롯한 여러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정보를 주고받는 ‘멀티모달’ 기능 도입도 검토 중에 있다.

투자자 끌어모으며 강력한 ‘진영’ 구축

한층 강력한 생성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앤스로픽의 야망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3월에는 구글과 세일즈포스, 줌 등에서 4억5,000만 달러(약 6,019억원)를 조달했고, 지난 8월에는 SK텔레콤에서 1억 달러를 확보하며 AI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주에는 아마존이 최대 40억 달러(약 5조4,000억원)를 앤스로픽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마존이 앤스로픽을 점찍은 것은 오픈AI와 손을 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 강력한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구글 등과 동등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아마존은 앤스로픽의 LLM 개발을 지원하고, 해당 모델을 AWS 클라우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MS-오픈AI의 계약과 매우 흡사한 형태다. 이외에도 아마존은 앤스로픽의 차세대 LLM에 대한 접근권, AI 모델 미세조정 기능 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앤스로픽은 ‘클로드 넥스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AWS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보했다. AI 학습과 추론에 AWS의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엄(Trainium)’과 ‘인퍼런시아(Inferentia)’도 투입할 예정이다.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와 비슷한 든든한 컴퓨팅 인프라를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이처럼 생성 AI 시장에 앤스로픽과 오픈AI ‘진영’이 형성된 가운데, 두 기업의 경쟁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지원을 손에 넣은 앤스로픽은 과연 기존 강자 오픈AI를 꺾고 원대한 야망을 실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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