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허덕이던 더맘마, 푸른인베스트먼트 협력으로 씨스페이스 인수 성공

더맘마, 푸른인베스트먼트 50억원 규모 펀드 딛고 씨스페이스 인수 ‘적자 성장’ 전략 고수해 온 더맘마, 시리즈 C 투자 결렬 이후 자금난 겪어 FI 자처하고 나선 푸른인베스트, 더맘마 ‘적자 기업’ 타이틀 넘어 성장할까

사진=더맘마

푸드테크 기업 더맘마의 편의점 프랜차이즈 ‘씨스페이스 24’ 인수가 마무리됐다. 지난달 더맘마의 씨스페이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조성된 푸른인베스트먼트(이하 푸른인베)의 50억원 규모 펀드가 자금난에 시달리던 더맘마의 등을 밀어준 것이다. 한 차례 위기를 모면한 더맘마는 과연 ‘적자 성장’의 한계를 넘어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있을까.

푸른인베스트먼트 투자 업고 인수 마무리

더맘마는 지역 식자재 쇼핑 앱인 ‘맘마먹자’과 ‘MAZA’를 운영하는 유통 IT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초 씨스페이스와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국구에 위치한 씨스페이스 매장을 활용해 마이크로풀필먼트(도심형 물류센터를 활용한 물류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 신선식품 퀵커머스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재 씨스페이스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와 함께 국내 5대 편의점 사업자로 꼽히며 전국에서 32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더맘마는 이번 인수 성공을 기점으로 신선식품 사업을 동네 마트와 편의점 모델로 융합하고, 라스트마일 거점을 확보해 신선식품 퀵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자가격표시기(ESL), 전사자원관리(ERP) 등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해 편의점과 마트를 하나로 연결하고, 가정간편식(HMR), 레스토랑간편식(RMR), 자체브랜드(PB) 상품 등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인수를 견인한 것은 푸른인베의 펀드 조성이었다. 푸른인베 관계자는 “편의점과 동네마트를 기반으로 여행플랫폼 호텔엔조이까지 겸비한 라이프사이클링플랫폼 회사인 더맘마의 미래 성장 가치를 인정했다”며 “푸드테크와 농식품 분야를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기업으로 투자 유치를 결정했고, 향후 후속 투자 진행 및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 등 재무적 투자자(FI) 리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즈 C 투자 결렬, 더맘마의 ‘자금난’

더맘마의 씨스페이스 인수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하지만 인수 계약 체결 이후 더맘마가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자금난에 빠졌고, 씨스페이스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 난항을 겪게 됐다. 인수는 자금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국 이번 푸른인베의 개입을 통해서야 겨우 마무리됐다.

지금껏 더맘마는 쿠팡과 같은 ‘적자 성장’ 전략을 고집해 왔다. 외부 투자 자금을 다수의 거점 물류센터 확보, 사업 확장 등에 쏟아부은 것이다. 숙박 플랫폼 ‘호텔엔조이’, 타임커머스 플랫폼 ‘하탐’ 등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M&A에도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더맘마의 2021년 기준 영업적자는 99억5,120만원까지 불어났다.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더맘마는 올해 초 돌연 맘마마트 천안점을 약 200억원에 매각하며 한발 물러서는 양상을 보였다.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적자의 늪’에 빠진 것이다. 더맘마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리즈 C 라운드 투자 유치를 추진해 왔다. 라운드 규모는 300억원이었으며, 투자자에게 제시한 기업가치는 2,500억원에 달했다.

라운드 초반 과정은 원활했다. 하지만 더맘마의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던 푸른인베가 투자 결정을 철회하며 라운드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가 없는 푸른인베는 더맘마에 프로젝트 사모펀드(PEF)를 통해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펀드 출자자 모집 과정에서 모회사인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을 비롯한 LP(유한책임투자자)들이 더맘마 투자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고, 결국 투자 의사를 철회하게 됐다. 이후 푸른인베뿐 아니라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잇따라 투자에 난색을 보였고, 결국 투자는 결렬됐다.

무너진 신뢰와 ‘다시 찾아온 기회’

투자 결렬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더맘마가 제시한 매출액의 신뢰성 문제 및 높은 밸류에이션이 지목된다.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위한 IR(기업설명)에서 더맘마는 자사의 매출액이 1,0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오프라인 마트 등 인수한 업체의 금액을 모두 합한 연결 매출액이었으며, 더맘마의 당시 개별 실적은 480억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 기업 신뢰까지 훼손되자 더맘마는 자연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이후 더맘마는 3분기 내로 시리즈 C 라운드를 클로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금껏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공격적 사업 확장으로 적자에 시달리던 더맘마가 당장 씨스페이스 인수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푸른인베가 인수 자금 조달에 협조하며 상황이 변했다. 시리즈 C 라운드에서 발을 뺐던 푸른인베가 돌연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업계에서는 더맘마가 과거 시리즈 C 라운드에서 문제가 됐던 ‘눈높이’를 낮췄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인수 자금을 마련해 위기를 넘겨야 하는 더맘마가 기업가치 등을 낮췄고, 이에 푸른인베가 투자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씨스페이스는 더맘마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 푸른인베가 후속 투자 진행,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 등을 내세우며 FI 역할을 자처한 가운데, 마이크로 풀필먼트 기반을 다진 더맘마는 과연 적자에서 벗어나 시장을 활주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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