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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한국 투자자들, 해외 투자금 중국에서 146억 달러 빼, 탈중국 가속화된다

2022년 중국 투자액 146억 달러 감소, 동남아로 빠져나가 미-중 갈등, 코로나 봉쇄 등이 주 원인, 지난해 중국 GDP 3.0% 성장 성장세 하락 속 해외 투자자 이탈 가속화

지난 한 달간 ‘중국’ 투자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MDSA R&D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대(對)중국 해외 투자 중 146억 달러 분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상당액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향했다. 미-중 갈등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의 이유로 한국 투자자들도 중국에서 대거 이탈한 것이다. 앞서 외신 파이낸셜 타임즈는 유럽 투자자들의 ‘탈 중국(ex-China) 펀드’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전한 바 있다. 역시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에 투자하는 지정학적 위험을 부담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출처=한국은행

탈(脫)중국 러시, 한국 투자자들도 예외 아냐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준비자산을 제외한 한국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7,456억 달러로 2021년 말에 비해 162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자산은 한국에서 외국으로 투자한 금액을 뜻한다. 지분을 얻는 직접투자와 주식 등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 현금 등 기타투자 자산을 합한 것이다.

그중 중국 투자 잔액은 1,518억 달러로 146억 달러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주가하락,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가치하락 영향 등으로 증권투자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는 작년 말 2,448억 달러로 2021년 말 대비 199억 달러 증가했다. 동남아 지역 투자는 기업의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2021년 1,324억 달러에서 작년 1,442억 달러로 증가했다.

해외경제 전문가들은 서방 투자자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시아 투자처를 찾을 때 중국을 제외한 펀드 구성을 여러 차례 요구했던 점을 들어, 한국 내에서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회피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또한 중국 자산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점도 한국 투자자들에게 불안 요소라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022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121조207억 위안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겪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1998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출처=중국 국가통계국

미-중 갈등, 양안 위협 등으로 중국 투자 전망 악화 중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및 원자재 수급 문제가 중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양안 위협이 확대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집단 안보 체제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서방 국가들이 연이어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 금리를 0.1%p 인하했다. 중국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를 3.65%에서 3.55%로 인하한 것이다.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8월에 이어 10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자 유동성 공급을 통해서라도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한 달간 ‘중국’ 투자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MDSA R&D

대외투자 감소 속 동남아만 증가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말 대비 지난해 투자가 유일하게 증가한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지난해 199억 달러 증가분 중 직접투자는 118억 달러 증가한 반면 증권투자액은 88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들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직접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난 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 방위산업 기술 협력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내 발전소와 첨단전자제품, 반도체, 생명공학 분야 등에 대한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는 동남아시아 10개국에 대한 투자 중 무려 62%를 베트남에 투자했으나 최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투자 다각화가 일어나면서 2022년 기준으로는 전체 비중의 50.4%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뉴스, SNS, 커뮤니티 등을 통해 본 빅데이터 분석 여론에 따르면 ‘중국’, ‘경제’ 관련 키워드로 ‘투자’라는 키워드가 사라졌다. 반면 ‘일본’과는 정책 협력에 관한 논의, 미국과는 기업 투자 등이 함께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여론 상에서도 중국과 관련된 투자 내용이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올해 2월 중국국가외환관리국은 해외 투자(FDI) 감소로 인해 2년 만에 자금 순유출을 겪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0~12월 사이 112억 달러가 순유출됨에 따라 2019년 3분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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