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韓 제4 통신사 “가능성 열려 있다”

국내 통신사업, 6G 환경에서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이 경쟁력 될 수 있어 일론 머스크, SNS를 통해 스마트폰 생산 사업까지 시작할 가능성 시사 국내 통신사가 해외에 수출하는 사례,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테슬라·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정부가 국내 이동통신사에 배정했던 5G 주파수 일부를 회수하는 대신 신규 사업자를 유인하겠다고 밝혔다. ‘제4 이동통신사’ 진입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물망에 오르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물론 속도, 가격 등 제약점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향후 6G 환경에서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신규 통신사 공급 계획 밝혀

지난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KT, LG유플러스가 기존에 할당받은 5G 28㎓ 주파수를 내달 초중순 청문 절차를 통해 취소한다. 28㎓ 구축 이행 실적, 계획 심사에서 점수 미달에 따른 조치다. 한마디로 28㎓에 대한 향후 구축 의지가 부족하고 투자도 게을리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취소된 2개의 주파수 중 1개는 KT, LG유플러스가 아닌, 제3의 신규 사업자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시장의 오랜 ‘통신 3사’ 구도가 28㎓ 대역에서는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정부가 신규 사업자의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자 ‘제4 통신사’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와 화상 면담을 통해 ‘스타링크’를 언급, 통신망에 대한 협력을 제안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전기 자율주행차를 위해선 통신망은 필수다. 소형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에 통신망을 까는 것이 스타링크의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머스크에 이 같은 제안한 것은 스페이스X가 내년 1분기 한국에서도 스타링크 서비스를 예고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에서 제공하는 지도에서 한국은 2023년 1월 서비스 지역으로 표시돼 있다./사진=스타링크 서비스 지도

스타링크의 국내 통신 사업 가능성은?

지금 당장 스타링크가 28㎓ 대역의 신규 사업자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우선 제일 중요한 가격이 너무 비싸다. 현재 미국에서 스타링크 서비스의 기본 가격은 월 110달러(약 15만원)다. 다운로드 및 업로드 속도는 각각 100Mbps(초당 메가비트)와 20Mbps로 느리다. 한국에선 3만~4만원이면 기가인터넷(최고속도 1024Mbps)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스타링크보다 최대 50배 빠른 속도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타링크가 신청하면) 당연히 검토해야 하지만, 경쟁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때까지 해외사업자가 통신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스페이스X가 홈페이지에 대한민국을 서비스 영역으로 넣어놓으면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데, 현재 정책 당국자로서는 커뮤니케이션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인수에 이어 스마트폰 생산 사업까지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및 폭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만약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내가 대안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남겼다. 휠러는 트위터에 “만약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퇴출한다면, 머스크는 자체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이 나라의 절반은 편향적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구글 모바일 운영체제)폰을 기꺼이 버릴 것”이라며 “화성으로 가는 로켓도 만든 사람이 스마트폰 하나 만들지 못하겠나”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가 애플, 구글의  스토어에서 트위터가 퇴출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국내 통신사와 국방 사업, 밀접하게 연결

한편 지난 7월 20일 대기업과 통신사·중견기업 간 대결로 화제가 된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사업에서 KT가 승리했다. KT는 1,660억원 규모의 ‘차세대 지능형 SDDC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김준호 KT 엔터프라이즈부문 공공·금융고객본부장은 “KT는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 건설에 든든한 파트너로서 기여하고 있다”면서 “디지털플랫폼(DIGICO) 사업자로서 차세대 지능형 SDDC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지능형 SDDC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DIDC를 소프트웨어 정의 기술 기반 지능형 데이터센터로 고도화 및 국방 클라우드(D-클라우드) 적용 비율을 75%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국내 통신 사업과 국방 사업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해외 사업자에게 통신업을 개방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관련하여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국내에는 사업 목적이 다른 수십 개의 기간통신사업자가 있다”며 “스페이스X 사업 목적이 이동통신이 아닌데 제4 이통사로 거론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저궤도 위성통신망 개념도./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편 지난 23일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를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49개국에 동시에 출시한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메타버스 사업으로 처음 해외 시장에 도전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메타버스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라 구체적인 매출 목표는 세우지 못한 상태”라면서 “한국, 글로벌 두 버전으로 출시되지만, 반응이 좋은 국가는 버전을 따로 개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통신사가 해외에 수출하는 사례는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T는 2020년 우즈베키스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진출, IPTV 최초로 태국 3BB TV에 플랫폼 수출 등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최근엔 미국의 손드헬스, 뉴로시그마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잇달아 투자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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