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에서 등 돌리는 소비자들, 배달 앱 ‘황금기’는 끝났다?

소비자가 배달 앱 외면한다? 결제 추정금액 3년 만에 최저치
급등하는 배달비, 이득은 고스란히 플랫폼에? 기형적인 시장 구조
이해관계 상충 피로감은 소비자 몫, 수요 급감하며 위기감 고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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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3사의 결제 추정금액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물가 상황 속 외식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급증한 가운데, 배달비 부담마저 가중되며 서비스 수요가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던 배달 중개 플랫폼들은 본격적인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배달 앱 ‘결제 추정금액’ 3개월 연속 감소

13일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주요 배달 앱의 결제 추정금액과 결제자 수를 조사한 결과,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지난 11월 결제 추정금액은 1조5,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저치다. 해당 금액은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주요 배달 앱 3사에서 결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다.

배달 앱 3사의 결제 추정금액은 △8월 2조300억원 △9월 1조9,000억원 △10월 1조8,800억원 △11월 1조5,800억원으로 3달 연속 미끄러졌다. 특히 올해 11월 결제 추정금액은 2020년 11월(1조2,200억원) 이후 최저치다. 같은 기간 배달 앱 3사의 결제자 수는 1,910만 명으로, 결제 추정금액과 마찬가지로 연중 최저 수준이자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히 이어지던 소비자의 ‘배달음식 사랑’이 식은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가격’을 지목한다. 고물가 및 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지며 소비 여력이 위축된 가운데, 배달비 부담 등에 거부감을 느낀 소비자 수요가 대거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들어서는 일부 매장 및 지역을 중심으로 “배달 가격이 오히려 매장 가격보다 비싸다”는 불만이 폭주, 소비자 이탈이 한층 가속화하는 추세다.

“배달 앱만 배 불린다”, 누구도 웃지 못하는 시장

고객들이 치솟는 배달요금에 불만을 토로하는 가운데, 라이더들은 오히려 기본 배달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주들은 수수료에 시달리며 ‘박리다매’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고객도, 라이더도, 업주도 만족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시장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달 중개 플랫폼으로 이익이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 이용 수수료 및 자체 배달 서비스 수수료를 동시에 챙기며 가격 인상을 견인했다는 비판이다.

배달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주는 중개 업체에 중개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배달비와는 무관하게 가게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배달 앱 직속’ 라이더가 다수의 배달을 소화하기 시작하며 이중 수수료 구조가 고착화했다. 배달 앱 직속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할 경우, 업주는 바로고 등 배달대행 전문 플랫폼을 이용할 때보다 높은 수준의 배달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배달 업계가 업주의 부담만이 가중되는 ‘플랫폼 착취’ 시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플랫폼·업주·라이더에 걸친 복잡한 시장 구조로 이해관계가 상충하자, 그 충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다. 음식값과 배달료가 줄줄이 상승곡선을 그렸고,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는 결국 배달 앱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위기감을 느낀 중개 플랫폼은 이탈한 소비자를 되찾기 위해 황급히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내세우는 실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점에서 미끄러진 배달 중개 플랫폼의 앞날에 기다리는 것은 ‘내리막길’뿐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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