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오픈AI 창업자 내쫓긴 이유, 자본주의와 기술자의 ‘평행선’

오픈AI의 이사회의 샘 알트먼 공동창업자 해고, 투자자·직원 '반발'
애플의 '스티브 잡스 퇴출' 사태 연상케 하는 흐름, 결국 문제는 수익성
기술 개발이 무조건 돈 되지는 않는다, 기술 혁신과 자본주의의 격돌

17일(현지시각) 오픈AI가 ‘챗GPT의 아버지’ 샘 알트먼 공동창업자를 급작스럽게 해임한 뒤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퇴출 소식 이후 알트먼 오픈AI 창업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픈 AI 직원들도 대거 MS로 이동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항의’를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알트먼의 퇴출 사례를 두고 1985년 애플에서 한 차례 쫓겨난 스티브 잡스를 연상하고 있다. 애플의 창립자인 잡스는 당시 자신이 개발한 매킨토시의 절판 여부를 두고 경영진과 대립, 끝내 회사에서 퇴출된 바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기술을 개발·보호하고 싶은 기술자의 논리와 수익성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부딪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오픈AI의 CEO(최고경영자) 퇴출 사태 역시 이 같은 ‘논리 충돌’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샘 알트먼 퇴출, 오픈AI 직원들 “같이 나가겠다”

지난 18일 오픈AI 이사회는 자사 블로그에 ‘알트먼을 해고한다’는 급작스러운 공지를 게재했다. 이사회는 “알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대해 확신이 없다”며 “알트먼은 의사소통에 일관성이 없고 솔직하지 못하다”고 해고 이유를 밝혔다.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은 항의 표시로 즉각 사임했고, 수석 연구원 3명도 즉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알트먼과 오픈 AI 이사회 의장이었던 그렉 브룩먼이 새로운 AI 연구팀을 이끌기 위해 MS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트먼의 MS 합류가 사실상 확정되자, 오픈AI 직원들은 “나도 MS로 이동하겠다”며 본격적인 항의를 시작했다. 릴리안 웡 오픈AI 안전리더의 X 게시물에 따르면 이사진의 퇴진과 알트먼의 복직을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직원은 전체 770명 중 650명(약 86%)에 달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알트먼을 따라 MS에 합류하겠다고 이사회에 경고했다. 생성 AI 인재 채용에 난항을 겪는 MS 역시 이들을 모두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 내외의 우려는 꾸준히 가중되고 있다. 오픈AI의 초기 공동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X를 통해 “매우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쓰라이브캐피털, 코슬라벤처스,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등 오픈AI의 투자자 역시 ​​알트먼의 복귀를 주장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올트먼을 몰아낸 주역인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수석 과학자마저도 “(알트먼을 퇴출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며 오픈AI 직원들의 항의 서한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애플도 창업자 쫓아냈다? 기술자 잡스의 비애

업계는 오픈AI의 ‘창업자 해고’ 사태를 보며 지난 1985년 벌어진 애플의 스티브 잡스 해고 사례를 연상하고 있다. 애플은 당시 2세대 맥 발표 이후 컴퓨팅 파워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리사, 애플3에 이어 맥오피스까지 줄줄이 실패를 맞이한 것이다. 특히 잡스가 1984년 만든 고가의 매킨토시는 대표적인 ‘실패작’이었다. 

당시 잡스는 매킨토시 가격을 낮춰서라도 판매를 늘리고, 성공작이었던 개인용 컴퓨터(PC) 애플2 광고 물량의 상당 부분을 맥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존 스컬리 당시 애플 CEO는 매킨토시를 포기하고 기존의 성공작인 애플2 판매를 통한 이익 실현을 강조했다. 잡스의 의견에 따르면 회사가 적자에 빠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두 사람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이사회는 매킨토시 부서장인 잡스를 해고하며 스컬리 CEO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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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잡스가 개발한 ‘매킨토시 128K’/사진=미국 의회도서관 홈페이지

기술자였던 잡스는 회사의 상징과도 같았던 ‘매킨토시’를 지켜내려 했다. 하지만 철저한 ‘자본주의 마인드’를 갖춘 스컬리 CEO는 수익성을 잣대로 이 같은 잡스의 주장을 각하했고, 결국 창업자인 잡스를 해고하기까지 했다. 업계에서는 자본의 논리와 기술자의 논리가 부딪치며 이 같은 소동이 발생했다고 본다. 애플이 ‘기술의 개발·보호가 언제나 돈이 될 수는 없다’는 논제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수익성과 기술의 갈등, 오픈AI ‘애플 과거 답습’

현재 오픈AI 역시 과거 애플 사례와 유사한 양상의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AGI를 겨냥한 차세대 AI 모델 ‘GPT-5’ 개발에 착수했으며, AGI 구축에 필요한 방대한 컴퓨팅 자원을 위해 MS의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알트먼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인터뷰에서 알트먼은 발전된 AI 모델 개발을 위해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자금 투입을 시사했다.

하지만 현재 오픈AI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14일(현지시간) 오픈AI는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를 이용하려는 개인 고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몰려드는 이용자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역량을 넘어서는 수요를 미리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장의 서비스가 과부하 상태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 ‘기술자’인 알트먼은 GPT-5를 비롯한 신규 기술 개발을 강행 중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이사회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은 처사다.

오픈AI가 이미 AGI 개발에 한 차례 실패했다는 점 역시 이사회의 불만을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챗GPT를 내놓은 직후인 지난해 12월 ‘아라키스’라는 AGI 개발에 나섰지만, 성능 부족을 이유로 결국 프로젝트를 폐기한 바 있다. 기술자에게 새로운 기술을 위한 투자는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경영을 중시하는 이사회 입장에서 이 같은 시도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픈AI는 ‘매킨토시 수익성’을 두고 벌어진 애플의 해고 사태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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