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상업용 LLM’ 무료 공개, MS·구글이 선점한 AI 시장 주도권 가져올까

연구개발용 ‘라마’ 써본 일부 기업 및 개발자들, 상업용 모델도 개발 요청 오픈AI·구글과 다른 전략으로 ‘자체 AI 모델 개발 및 AI 생태계 조성’ 기대 “사실상 LLM 시장에서의 패배 선언”이라며 장기적 성공에 회의적인 시선도

사진=Meta 공식 홈페이지

메타가 새로운 대형언어모델(LLM)을 무료로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공개한 LLM ‘라마(LLaMA)’와 달리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메타 AI 생태계 조성과 메타 자체 AI 개발에 간접적인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 업계에선 오픈소스 유지 비용과 퀄리티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사실상 메타가 LLM 시장에서의 패배를 돌려서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폐쇄 전략 택한 오픈AI·구글과 다른 노선 택한 메타

디인포메이션 등 미국 현지 언론은 15일(현지 시간) 메타가 상업용 LLM 모델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타가 앞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공개한 라마가 개발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일부 기업에서 상업용 모델 출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마는 올해 2월 메타가 개발자, 학계, 시민단체 등에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LLM 모델이다. 연구개발 목적으로 공개된 라마는 기존 LLM보다 경량화된 형태로 슈퍼컴퓨팅 없이도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학계에선 올해 2월부터 라마를 활용한 논문이 주류를 이루면서 업계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메타의 오픈소스 전략은 유료화를 통해 폐쇄 전략을 택하고 있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는 대조적이다. 챗GPT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와 MS는 지난 3월 새로운 LLM ‘GPT-4’를 발표하면서 부분 유료화 전략을 취했다. 구글도 지난달 새 LLM ‘PaLM 2’를 발표하면서 기술적인 내용 대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두 기업이 이 같은 유료·폐쇄 전략을 택한 것을 두고 기업용 판매 전략에 집중함과 동시에 심화되는 AI 경쟁에서 기술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AI 생태계조성 기대, 기업가치 상승 큰 그림?

라마 출시 당시 메타는 선발주자인 오픈AI와 구글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방형 전략을 택했다. 상업용 모델 또한 같은 전략을 택하면서 향후 수익성과 비용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메타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오픈소스로 모델을 공개함에 따라 메타는 자체 AI 개발 및 고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내 개발자들에게만 의존하던 고도화 작업이 앞으로는 전 세계 오픈소스 이용자들과 개발자들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특히 업계에선 상업용 모델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자 하는 개발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메타 AI 생태계가 구축되는 점도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현재 AI 학계가 라마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메타는 문자, 이미지, 오디오 등 6가지 유형의 정보를 묶어 학습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모델까지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인간 중심 AI 생태계나 관련 기업들과 협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를 통해 메타의 인지도와 위상 또한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메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성장을 위한 선택을 내린 셈이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서밋’에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메타

오픈소스 퀄리티 낮아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도

메타의 상업용 LLM 모델을 두고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심지어 이번 오픈소스 전략이 메타가 사실상 LLM 시장에서의 패배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하는 주장도 나온다.

먼저 개발자 커뮤니티들에선 이번 모델이 일시적으로 쓰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활용되기 어렵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메타가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오픈소스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장기적으로 부담할지에 대해 대다수가 회의적이다. 결국 비용 부담으로 인력 투입과 기술 지원이 예전만치 못하게 될 경우 보안 등의 취약한 부분이 개선되지 못하고 점점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픈소스를 선호하지 않는 기업들이 있는 점도 부정적 전망의 근거 중 하나다. 이는 대부분 오픈소스의 단점과도 맥을 같이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오픈소스는 상용 소프트웨어보다 품질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예로 MS의 윈도나 애플의 Mac OS가 오픈소스로 구축된 리눅스보다 사용자 수는 물론이고 편의성, 확장성, 활용성 측면에서도 더 뛰어나다. 오픈소스의 낮은 품질 외에도 취약한 보안과 기술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은 오픈소스보단 상용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과거 메타가 오픈소스로 내놓은 알고리즘 등이 시장의 저평가를 받은 사례도 있다. 메타는 2016년 시계열 예측을 위해 쓰이는 ‘프로펫(Prophet)’ 알고리즘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일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경쟁 구도에 있던 고가 상용 프로그램들이 가진 기술력에 밀리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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