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e스포츠 게임단 DRX의 상장 도전 ②

e스포츠 구단, 기업가치평가 높아지는 추세 LoL 게임리그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은 상장사 나올까? 선수 계약 등의 복잡한 문제, 라이엇 게임즈와 함께 풀어야

사진=DRX

지난 7일 e스포츠 구단 디알엑스 주식회사(이하 DRX)가 2024년 코스닥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권가에서는 게임단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Valuation)평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기존의 기업가치평가 방법론은 자산의 미래영엽현금흐름을 적정한 할인율로 나눠준 값을 합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쿠팡, 하이브,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쏘카 등 벤처기업특례상장으로 현금흐름에서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들이 상장하는 경우에는 현금흐름 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 계산법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벤처기업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없는 상황에서 외연 확대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는 이유로 기업의 가치평가와 완전히 다른 규칙을 적용해왔다.

2022년 9월 기준 DRX의 스폰서십 보유 현황/사진=DRX 홈페이지

기존 가치평가 방법의 한계

이에 따라 DRX도 기존 기업 가치평가 방법으로는 적절한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증권업계에서는 e스포츠 게임단이 스포츠 구단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통적인 계산법인 △현금흐름할인법 △보유자산 가치합계법 △선수단 연봉 합계법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DRX가 벤처기업의 성격을 띠는 만큼 적절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생긴다.

DRX의 주요 매출이 스폰서십에서 나오는 것을 두고 스폰서십으로 지원받는 자금만으로는 기업 경영이 원활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팩을 통해 미국 증시에 입성한 세계 유명 e스포츠 클럽 ‘페이즈 클랜(FaZe Clan)’ 역시 지난 7월 나스닥(NASDAQ) 상장 직전 200만 달러에 이르는 긴급 자금대출로 현금흐름의 위기를 넘긴 바 있다. 벤처기업 대다수가 성장을 위해 현금을 빠르게 소진하는 만큼, DRX에 대한 현금흐름할인법이 부적절한 가치평가방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보유자산가치로 따져보면 그간 320억원의 투자금 대부분이 선수단 연봉과 LCK 프렌차이즈 참가권(약 120억원으로 추정)으로 소비된 만큼, 선수단의 가치와 리그 참가권을 기반으로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기존 프로 스포츠 구단처럼 선수단 연봉을 합산하는 방법도 있으나 e스포츠의 경우 선수 연봉에 대한 공식적인 계약 규모를 밝힌 사례가 극히 드물어 추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선수단 구성이 매년 바뀌는 점이나 임대 및 트레이드가 불가능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개인이 아닌 팀플레이 종목 선수들의 시너지는 단순히 총연봉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구글 검색

이처럼 기존 계산법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벤처기업에 대한 새로운 가치평가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페이즈 클랜의 경우 영업현금흐름의 손실이 증가하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미래가치를 인정을 받아 무려 1조원에 이르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DRX 및 대신증권 관계자들도 페이즈 클랜의 사례에 비춰, 국내에서도 2024년 상장 시점에 2025년 예상 매출액 대비 6~7배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통상 매출액의 10~30% 남짓인 영업현금흐름의 5~7배의 배수 비율로 기업가치를 정하는 것이 증권업계의 관례라는 점에 비춰볼 때 과도한 가치평가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게임단, 해외 시장 매출 증대 어렵다는 시각도

e스포츠 구단의 높은 기업가치평가에 대한 기대감은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해외 대부분의 구단에서 한국 선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인력 풀을 지닌 최고 수준의 리그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e스포츠 선수와 구단 간 불공정 계약 문제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일명 ‘카나비 사태’를 비롯해 라이엇이 선수 임대나 매각 제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탓에 한국 게임단이 한국 시장 밖에서 매출을 증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브스가 지난 5월 국내 선두 업체인 T1와 젠지(Gen.G)의 기업 가치를 각각 2억2천만 달러, 2억5천만 달러로 책정한 데다 페이즈 클랜이 포브스의 예상 가치 대비 무려 2.5배의 가격으로 나스닥(NASDAQ)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DRX도 수천억대의 가치를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DRX는 e스포츠 전설들이 한 팀에 모이면서,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 합이 3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또 빅데이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유망주 발굴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상장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