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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스포츠 게임단 DRX의 상장 도전 ①

대신증권과 IPO 대표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코스닥 상장 추진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고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인 ‘e스포츠’ 선수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 새로운 해법 필요 지적도

사진=DRX

e스포츠 구단 디알엑스 주식회사(이하 DRX)가 대신증권과 IPO 대표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는 e스포츠 기업 최초의 코스닥 상장 추진이다.

윤종혁 대신증권 IPO 2본부장은 “고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산업에서 DRX는 강력한 글로벌 팬덤,전설적인 선수들, 유망주 발굴 시스템 그리고 다각화된 매출 구성 등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2024년 국내 e스포츠 1호 상장 기업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주관사 계약 선정의 배경을 밝혔다.

e스포츠는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고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로, DRX는 현재 e스포츠 업계 1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를 비롯해 ‘발로란트’, ‘워크래프트3’, ‘철권7’ 등 4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DRX LoL팀은 2017년, 2020년에 이어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한국 대표로 나설 실력을 인정받은 팀이다. 앞서 DRX는 신한은행, 포르쉐코리아, 예스24, 레드불 등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DRX는 카카오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 2019년 DRX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ATU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결성한 약 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카카오게임즈가 투자자로 나선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펀드에 25억원을 투자해 12.38%의 지분을 확보했다. DRX는 2020년에는 투자자들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배우 배용준도 주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페이즈 클랜(FaZe Clan)

스팩(SPAC) 상장으로 우회 검토

만약 DRX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선 e스포츠 1호 상장사가 된다. 상장주관사 계약을 맺은 윤종혁 대신증권 IPO 제2본부장은 “DRX는 일반적인 상장예비심사 절차를 밟기에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만큼, 스팩 상장이라는 우회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팩 상장이란 소규모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상장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를 만들고, 이 SPAC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 7월 북미에서는 세계 유명 e스포츠 클럽 ‘페이즈 클랜(FaZe Clan)’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입성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페이즈 클랜이 상장 이후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의 가치를 지닌 게임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창단한 페이즈 클랜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기반으로 슈팅 게임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대형 게임단이다. 이번 상장으로 페이즈 클랜은 전 세계 e스포츠 팀 가치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e스포츠 팀 가치 순위에서 페이즈 클랜은 3억500만 달러(약 3,570억원)로 4위에 올라섰다. 1위는 다양한 종목의 프랜차이즈 팀을 보유한 TSM(4억1,000만 달러)이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페이즈 클랜의 사례가 긍정적인 상장 사례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북미에 한정된 사례라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야구, 축구 등의 전통 스포츠가 각각 북미와 유럽이 중심지인 탓에 호도되는 점이 있으나, e스포츠의 경우 한국과 중국이 메인스트림을 장악한 만큼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구글 검색

상장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전문가들은 DRX가 페이즈 클랜과 유사한 수준의 ‘배수 비율(매출액, 영업이익 등에 특정 배수를 곱한 만큼 기업가치 계산)’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페이즈 클랜이 콘텐츠 및 굿즈 판매 등으로 탄탄한 매출액을 만들어 내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글에서 페이즈 클랜의 경쟁사를 검색하면 바로 아래에 등장하는 잔도(Zando)를 제외한 3개 서비스는 Z세대 의류 판매 업체다. DRX도 Z세대 전문 기업으로서의 첫 번째 상장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사업 다변화를 통한 매출액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LPL로 선수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카나비 사태 이후 선수 임대 및 이적에 대한 논의가 답보 상태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DRX는 20시즌 당시 4FA로 치명타를 맞았던 구단이다. 최상인 대표가 단순히 선수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을 넘어 선수 관리 모델과 게임사인 라이엇의 규정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인 DRX 대표는 “e스포츠 최초로 도전하는 코스닥 상장인 만큼 e스포츠 산업과 구성원들에게 유의미한 영향과 긍정적인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DRX를 꾸준한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건강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늘 전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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