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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①

20대 청년 고용률 57.4%, 고용에 적극 나서지 않는 기업들 Z세대, 취직하려는 기본자세가 안 된 ‘개념’을 상실한 세대? ‘내구성 낮은’ Z세대에게 주머니 열어가며 훈련시켜줄 기업 없다

지난 2021년 기준 20대 청년 고용률은 57.4%로 집계됐다. 2000년 60.2%에서 3.2% 내려간 수치다. 그러나 2000년의 경우 IMF 구제금융 직후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막 벗어났던 시기인 반면 2021년은 일자리 만들기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정권 말엽이라는 점을 비춰봤을 때 체감 격차는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취직이 안 된다’, ‘일자리가 없다’는 청년들의 불만은 계속 커져 가는 상태다. 실제로 IMF구제금융 회복기를 벗어난 이후로 경제성장률이 5%를 뛰어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더 이상 고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구직자의 준비 부족

현장에서는 “MZ세대를 놓고 볼 때 M세대는 그래도 ‘개념’이라는 게 있었는데 Z세대는 ‘개념’을 상실한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튀어나온다. 취직하려는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기업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안은 구직자들의 준비 부족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겠다고 몇 년씩 노량진에서 시간을 써 놓고는 정작 회사 취직에 준비라고는 기껏해야 자기소개서 조잡하게 쓰는 게 전부인데 어떻게 취직을 시켜주냐”는 불만을 터뜨린 모 스타트업 대표는 “그나마 회사 홈페이지를 한 번이라도 보고 오는 면접자가 열 명 중 고작 한 명”이라며 구직자의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작은 기업이라 급여가 너무 적다 보니 구직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면접장에 나타나는 것 아니겠느냐는 반문에도 “보통 중소기업들이 무경력자에게 최저시급, 연봉 2,500만원 언저리, 심지어 그것도 포괄임금제로 야근 수당을 포함한 금액으로 정한다”며 “우리는 기본급 3,000만원대 중반인 데다 칼퇴근에, 성과가 있으면 상여도 지급하고, 1년 내내 예외가 터질 일도 드문, 최소한 급여에서 경쟁력은 확실히 갖춘 회사”라고 강변했다.

연 매출액 10억원에서 50억원 사이의 유사한 사이즈의 다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대표도 “무경력자들에게 1시간 남짓이면 가능한 간단한 과제를 던졌을 때 실제로 그 과제를 제대로 해내는 비율은 10% 미만”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비슷한 사례로 인터넷 언론사 편집기자를 채용한 경험이 있는 B대표는 “편집기자 업무가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으니까 쉽게 뽑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글 맞춤법 하나 모르는 구직자들이 기자하고 싶다고 찾아온다”며 “우리 언론사 기사 하나라도 읽어와 주면 고마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매출액 규모가 유사한 타 언론사 관계자도 “대답을 너무 못 하는 지원자에게 준비해 온 걸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하니 ‘기사 뭐 읽어봤냐는 질문할 줄 알고 태풍 온다는 것 잠깐 읽어봤고, 대통령 기사 난 거 하나 보고 왔어요’라고 답변하길래 기가 차서 할 말을 잃었다”며 혀를 찼다.

M세대에는 하위 20%, Z세대에게는 하위 50%

1983년생 경력직 직원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을 봐서 충격이었다는 또 다른 인사 관계자는 “해당 경력직 지원은 심지어 워크넷을 통해 취업 지원을 받아 가며 담당자와 함께 회사를 열심히 찾아봤다는 이야기를 했던 분이었다”며 “담당자에게 전화해보니 그렇게 준비를 전혀 못 하는 분이 30대 후반에서는 대략 20%인데, Z세대 지원자들은 거의 대부분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설문에 답변한 중소기업 대표 및 인사 담당자들은 준비가 안 된 직원은 뽑아 놓으면 길어야 한 달 안에 퇴직하는 ‘내구성 낮은 직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몇 차례 겪어보고는 ‘안 뽑는 전략’을 취하는 게 회사가 시간 낭비했던 부분에 대한 급여라도 아끼는 방법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Z세대는 일도 못 하면서 배우려는 의지도, 고민도 없는 데다 돈은 많이 받고 싶어 한다”며 “차라리 인공지능(AI) 시스템 같을 걸 도입하는 게 정신 건강을 위해서 더 낫다”는 반응을 보였던 한 관계자는 사내 단순 업무의 자동화를 위해 1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자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들의 잘못? 구직자의 잘못!

강남 역세권에 위치한 20층 빌딩 내, 약 200m² 면적의 사무실에서 평균 40명 정도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 모 스타트업 관계자는 “우리는 매일 사람을 뽑는다”며 “그런데 아무리 뽑고 싶어도 준비가 된 사람을 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일단 뽑아서 훈련시켜보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면 결국 해고하는데, 이런 부담을 우리더러 계속 지라고 하면 회사들도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기업들이 구직자의 역량 판단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적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과제 답변 비율이 10% 미만이라고 언급한 A대표는 “직업 훈련도 안 되어 있는 데다 간단한 테스트에 시도조차 안 하는데 정작 입에 떠먹여 달라는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으니 취직이 될 리가 없다”며 취업률의 근본적인 문제는 구직자들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취재 중 만난 대부분의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공무원 시험 등 딱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 외에는 전혀 구직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구직해도 내구성이 낮은데, 어느 기업이 주머니를 열어가며 직업 훈련을 다 시켜주겠다고 나서겠느냐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결국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최저시급도 못 맞춰주는 ‘블랙기업’이 아닌 이상 문제의 원인은 기업이 아닌 구직자에게 있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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