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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벤처기업 상장, 임원 성과급, 그리고 투자자의 신뢰

주요 기업인 상반기 급여 상위 10인에 카카오 임원 4명 지난 1년간 기업의 주가 폭락에도 임원들 성과급 잔치 성난 투자자들, 공매도 채찍 언급도

출처=금융감독원

지난 상반기 주요 기업인의 급여가 공개됐다. 기업인 상위 10인의 급여 목록에 무려 4명의 카카오 임원과 1명의 VC 투자사 임원의 명단이 올라왔고, 금액이 상당히 큰 탓에 증권가에서는 논란이 됐다. 카카오 그룹과 VC 투자사가 투자했던 기업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반 토막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그룹, 임원들 상반기 급여만 300억 이상

카카오 그룹은 1년 전 157,500원이었던 주가가 현재는 7만원대 중반으로 폭락했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는 9만원에서 2만원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상장초기 24만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페이는 6만원대 중반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렇게까지 큰 주가 낙폭을 보인 상태에서 임원의 상반기 급여가 300억을 넘으면 어느 투자자가 그 기업 주식을 사고 싶겠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원도 회사에 고용된 인력이기 때문에, 근로 및 연봉계약서에 맞춰 급여가 지급되었을 것이다. 기업의 내부 임원 연봉계약에 대해 외부에서 언급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대한 침해라는 표현은 일견 맞지만, 모기업과 자회사 가치 합계가 50% 이상 하락하는 와중에 임원들만 수백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면 도대체 무슨 성과를 보였길래 그렇게 많은 성과급을 받아가는 거냐는 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미국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수백억, 수천억원대의 보너스 패키지를 지급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대량의 실직자 양산, 금융시스템 마비 등의 엄청난 경제적 파급을 일으키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 투자은행들이, 심지어 공적자금 수혈로 간신히 생존하는 와중에 임원들 다수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상여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미 오바마 행정부는 급여 체계가 납득할 수 없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에 대한 급여에 정부가 직접 개입이 가능하도록 규제했다.

카카오나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가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기업도 아니고, 내부 비밀이어야 할 근로계약에 대해 외부에서 간섭을 받을 이유는 없다.

공모가 적절했나 성난 투자자들, 공매도 언급도

그러나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와중에 임원단이 고액의 성과급을 받고 있으면 그 기업의 공모가액이 과연 적절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당시 상장을 주도했던 증권업계 관계자와 기업 내부 관계자들이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시한 것이냐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가 기업을 망치는 제도라고 비난하면서도, 공모가의 50%, 75%가 빠진 몇몇 벤처기업들에 대해서만은 되려 공매도라는 채찍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악감정이 엄청나다는 방증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쿠팡 등의 주요 벤처기업들은 지난 1년간 70-80% 이상 주가 하락을 겪었다. 보통 이런 하락은 기업 오너가 독단으로 무리한 투자를 결정하거나, 시장의 신뢰를 잃은 기업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의 벤처기업들에서 최근 그런 현상을 볼 수는 없었다. 남은 설명은 무리한 공모가 정도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10여 년간 벤처기업들은 꾸준히 외부 투자를 받아 가며 성장했고, 최근 몇 년간 상장을 통해 그 과실을 내부 관계자들과 나눴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 새로운 시도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기업가 정신에 대한 최고의 찬사 중 하나가 이런 수익 배분이다. 그러나 그런 수익 배분에 지나친 욕심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짚고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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