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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식 리딩방, 근절책은 없는가?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는 주식 시세 조작 솜방망이 처벌로는 근절 어려워 주식계좌 6,000만 개 돌파, 국민 신뢰 회복 위해 금융당국 나서야

사진=freepik

주식 시세를 조작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상장 기업 오너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이득을 볼 경우, 심하면 상장 폐지 절차를 밟고 기업 오너는 구속된다. 이익 상당액 수준의 추징금은 말할 것도 없다.

내부자거래가 아니라고 해도 주식 시세 조작은 다양한 곳에서 이뤄진다. 특히 거래가 상대적으로 드문 중소형주의 경우, 스미싱(Smishing)이라고 불리는 방식을 통해 문자메시지로 “저희 정보방에 있는 분 한명 한명 매도 타이밍 짚어드릴 거고 손실 시 2배 이상 보상해드리겠습니다”, “OOO 작전종목 준비되어 긴급하게 연락드렸습니다”와 같은 유혹적인 메시지가 전송된다.

인터넷 주식카페, 다수의 차명계좌 등을 이용한 이른바 ‘작전세력’이 개입하던 것이 요즘 들어서는 단톡방 등을 활용하고, 심지어는 국내 수사망을 피하고자 해외 채팅앱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주식 리딩방? 선과 악 사이 경계선

전직 증권 연구원 및 펀드매니저 출신의 부티크(1-2인 소형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는 한 담당자는 “주식 리딩방을 만드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정보를 공유하고만 끝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보를 공유하는 입장에서도 무료로 계속할 수 없으니 유사투자자문 업체라는 멍울을 쓸 수밖에 없고, 투자자를 모아 수수료를 벌려면 속칭 ‘작전’에 끼어들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시세 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36건을 제재하고, 개인 57명, 법인 51개사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개인 55명, 법인 11개사는 검찰에 고발 통보됐고, 나머지는 과징금 1명, 29개사, 과태료 11개사, 경고 1명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결국 유혹에 사로잡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쉬운 돈벌이’에 이끌릴 수밖에 없다. 지난 5년간 불공정거래 사건 가운데 상장사 임직원, 주요 주주, 펀드매니저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이 아닌지 좀 더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정책으로 해결이 될까?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금융위의 자본시장 체질개선 업무계획 보고를 받은 뒤 “불법 공매도, 불공정 거래 등 복합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불법 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엄단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금융당국에서는 향후 시세 조종,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처벌 규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라임 사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 고위층 일부와 연결된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작전’을 진행 중인 경우에 과연 적절한 수사가 이뤄질지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권이 바뀌었으나 지난 정권에서 금융범죄를 저지른 관계자들이 모두 처벌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어차피 솜방망이 처벌, 꼬리 자르기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학개미 운동이 시작된 지 5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주식투자 계좌는 6,000만 개를 돌파했다. 평균적으로 국민 1명이 주식계좌 1개 이상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민간에서 이렇게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독버섯 같이 자라난 ‘스미싱’을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국민은 신뢰를 잃는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믿나? 블루칩 몇 개를 빼면 다 작전세력의 조작이다. 차라리 수수료를 더 주더라도 해외주식을 알아보고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어느 전업 투자자의 불만이 귓전에 계속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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