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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율 고공행진, 미국 기침이 한국에는 폐렴?

고공행진 이어가는 원-달러 환율 금리 상승 당분간 이어질 듯 정부, 물가&환율 안정화 정책 고민해야

사진=네이버 환율 갈무리

19일 오전 장중 원-달러 환율이 1,328.7원을 찍었다. 지난 5년 사이 최고치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못 보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지난 5년 사이 최고치

지난 1주일간의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7월 말 개최된 미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강력한 긴축 의지가 재확인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달러채권의 이자율이 가파르게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심지어 원화보다 금리가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에 대한 매력이 빠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시장에서의 달러 순유출만으로 근래 보기 드문 수준의 환율 고공행진이 완벽하게 설명되기는 어렵다. 보통은 이렇게 오버슈팅(Overshooting, 시장의 과대, 혹은 과소 반응으로 인한 일시적 상승,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한국은행이 개입하면서 시장을 달래는 것이 그간 흔히 봐왔던 환율안정정책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한국은행의 통안채(통화안정증권) 경쟁입찰 실시 결과를 보면, 3년물 1.1조원 채권 매각에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응찰금리가 최소 3%였고 응찰액은 1.5조원, 낙찰수익률이 3.18%로 결정된 것을 볼 수 있다. 빠른 환율 상승에 대한 대응이었을 것이나, 서울채권시장의 장외거래액은 올 상반기 대비 3분의 1 이상 감소한 상태에, 외국인들은 통안채를 매도하기 바쁜 모양새다. 통안채는 경기과열과 불황을 조절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하는데, 외국인들이 금리 상승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으니 2, 3년물 장기채에 관심을 잃었다는 뜻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고이자율 정책 기조 이어질 듯

쉽게 정리하면, 미국의 금리 상승에 이은 한국의 동반 금리 상승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점이라는 뜻이다.

2022년 8월 12일 ~ 8월 19일간 환율, 물가 중심으로 본 빅데이터 언급량/사진=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금리 상승은 대개 경기 과열 및 물가 상승을 가라앉히기 위해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정책 도구이지만, 지난 7월까지 국내 물가상승률이 6.3%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지난 몇 개월간, 그리고 향후 1~2년간은 경기 과열보다 물가 상승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금통위 보고에서 7월 이후 6%대에서 물가상승률이 안정화 될 것이고, 빅스텝(0.5% 이상의 기준 이자율 상승) 대신 스몰 스텝(0.25%)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올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으나, 외국인들의 통안채 수요는 정반대의 해석을 보여준다.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과 영국의 물가 상승률이 7월에도 각 8.5%, 10.1%를 보이는 등, 장기간 인플레이션으로 선진 경제가 고이자율 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영국은 40년 만에 첫 두 자릿수 상승률에 시장 컨센서스인 9.8%를 상회하는 등, 영란은행(Bank of England, BOE)이 물가 관리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즉, 글로벌 동반 인플레이션이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탓에, 국내는 물가 상승률이 잦아들더라도 당분간 한국과 외국의 접점인 환율에는 불안정성이 끼일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 시중은행의 채권 관계자는 “외국인이 원화 채권을 구매하는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특수성을 볼 때, 개별 매매 주체의 저변이 줄어드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는 논평과 함께, 내년까지 글로벌 긴축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은행의 강한 시장 개입이 없으면 환율 불안정성도 함께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물가 상승과 환율 불안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

금융시장의 속설로, ‘미국이 기침하면 세계 경제는 감기, 한국은 폐렴’이라는 말이 있다. 수출, 수입이 주력인 한국 경제에 글로벌 선진국들의 물가 불안과 경기 침체가 갖는 무게가 크다는 뜻이다. 고정환율국처럼 중앙은행이 외환 시장에 강제로 개입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국내외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조 대응으로 이자율 움직임과 금융시장 유동성 관리에 그 어느 때 보다 집중해야 할 한국은행에게 환율 리스크는 또 다른 짐이 될 것이다.

2022년 8월 12일 ~ 8월 19일간 환율, 물가 중심으로 본 빅데이터 언급량/사진=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인터넷 여론 동향을 살펴보면, 물가 상승과 환율 불안으로 인한 경기 침제에 대한 여러 키워드 들이 하늘색과 붉은색으로 묶여 대체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부동산 이슈는 전(前) 정권의 유산이라고 보는 것이 국내 여론의 한 단면인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하는 새 행정부가 글로벌 투자시장과 맞물린 환율 문제, 인플레이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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