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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내벤처가 실패하는 요인과 성공하는 요인 ①

성공 사례가 적은 사내벤처 실패 요인과 성공 요인? 벤처캐피털의 성공 사례 참고할 만

사진=peoplecreations on Freepik

사내벤처의 실패 요인

19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기업들이 사내벤처를 도입했다는 소식이 신문 지상에 끊이지 않고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내벤처들이 성공적으로 정착, 발전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1990년대 이후 포춘이 선정한 기업가치 상위 50대 기업 가운데 30% 이상이 사내벤처를 도입하였지만 성공한 기업은 그다지 나타나지 않았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사내벤처의 성공 확률이 50% 미만이었다고 전해졌다.

사내벤처제도가 기업 혁신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서 꾸준히 지속되지 못한 것은 크게 전략적, 재무적, 조직적 측면에서 나타나는 제약 때문이었다.

우선 전략적 측면에서의 사내벤처 제약은 사내벤처와 모기업간의 전략적 갈등으로 인해 나타났다. 사내벤처가 진출하고자 하는 표적 시장은 모기업의 표적 시장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기초 기술이나 생산 프로세스, 마케팅 등 제품 및 시장과 관련된 활동들이 기존의 노하우를 가진 구성원 및 경영자들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모기업의 기존 시장과 완전히 다른 시장을 겨냥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사내벤처는 모기업과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사내벤처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데 있어 재무적 측면에서의 제약은 전략적 제약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나타나게 됐다. 즉, 사내벤처는 기존 사업 영역과는 차별화된 혁신적 사업 역량을 개발하고, 모기업의 미래 역량 구축에 기여해야 지속적으로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내벤처의 성과는 사내벤처의 자율적이고 혁신적인 운영에 의해 달성될 수 있다.

그런데 모기업이 사내벤처와의 전략적 갈등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여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사내벤처의 자율성과 혁신성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사내벤처의 성과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부실한 성과로 인해 사내벤처는 추가적인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하게 되어 결국 소멸하고 만다.

사내벤처가 성장하지 못하는 조직적 측면에서의 제약은 모기업과 사내벤처 사이 조직간 갈등의 문제이다. 이미 언급한 모기업의 통제와 사내벤처의 자율성 간의 갈등은 조직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제약 요인이다.

또한, 자원 배분 상 갈등도 언급된다. 사내벤처가 현저한 성과를 가져오는 경우, 추가적인 자원 투입을 요하게 되는데, 조직내 자원 제약으로 인해 기존 사업 조직으로 분배되어야 할 자원이 사내벤처로 투자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내벤처와 기존 사업 조직 간의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사내벤처가 현저한 성과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기존 사업 조직과의 갈등으로 인해 그 성과가 지속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조직간 갈등의 문제는 평가와 보상에서도 나타난다. 기존 사업 조직의 구성원들이 보상의 내적 공정성을 요구할 때, 모기업은 조직간의 갈등 해소를 위해 이를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내벤처의 경우 관리 담당자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기준은 기존 사업 조직의 관리 담당자와 동일하다. 그러나 사내벤처의 구성원들은 자신이 부담한 위험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성공적인 사내벤처의 설계

대규모 기업들은 오랜 시간 일명 ‘대기업 병’이라 불리는 ‘관료주의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혁신적인 문화를 기업 내에 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특히, 많은 대기업들이 잠재적인 사내 기업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통해 기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 사내벤처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기업가 정신을 가진 우수한 인재의 확보 및 유지에 있어 여전히 벤처캐피탈이라는 시스템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내벤처제도가 기업가적인 우수 인재의 확보·유지와 기업의 장래 성장 역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할 것인가.

우선 기존 사내벤처제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를 가장 잘 보완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 시스템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 벤처캐피탈 시스템은 벤처 기업가들이 기업가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이로 인한 성과의 분배가 시장 논리에 따라 철저하게 이뤄지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실제 투자 기업들이 바라는 기업 혁신의 문화를 심고, 조직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전략적 효익은 거의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사내벤처의 설계를 위해서는 벤처캐피탈 시스템이 가진 차별적인 우위를 선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사내벤처가 벤처캐피탈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할 경우 모기업이 처한 상황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많은 기업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단순히 벤처기업들에서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기업가적 모습이나 벤처캐피탈 시스템이 제공하는 장점만을 흉내 내고 있다.

사내벤처는 사업 실패의 리스크가 낮고 모기업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전략 수립의 자율성 및 차별적 보상에 따른 동기 부여가 약하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특히,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조직까지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사내벤처에 있어 사업 성공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사내벤처가 외부 스타트업과 같은 ‘성공에 대한 열망’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율적 운영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즉, 기업들은 기존 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공식 조직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기존 조직의 혁신을 자극하는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어, 사내벤처는 스타트업으로서 완전한 계획 수립에 의한 실행보다는 반복적 테스트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GE는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모델로 하여 핵심 기능만 갖춘 제품을 신속히 개발하고,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고객 니즈에 빠르게 접근해가는 ‘FastWork’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 결과, 개별 프로젝트별로 소규모 조직들이 사내벤처와 같은 형태로 운영됨으로써 혁신 아이디어가 시장에 출시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었으며, 2014년에만 2만 명 이상의 직원, 400여 개의 프로젝트에 ‘FastWork’가 적용됐다.

아울러, 사내벤처의 사업성을 고객 등 제3자가 직접 평가하게 함으로써, 외부 시장과 내부 조직이 요구하는 객관적 검증을 가능케 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부 조직이 직접 스크리닝할 경우, 매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우수한 아이디어가 사장될 확률이 증가한다. 일례로 Sony는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First Flight’를 구축, 내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플랫폼에 공개해 외부의 객관적 평가를 받게 하고 선정된 프로젝트를 사업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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