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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내벤처는 왜 등장했는가 ① – 사내벤처의 정의와 등장 배경

모기업과 차별화되는 사업 아이템 발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 국내 사내벤처 도입배경, 국가 차원 장려

사내벤처 정의 

사내벤처는 용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사내에서 신제품 개발 및 신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일반적인 벤처 혹은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소규모 인원으로 이루어진 팀 단위의 조직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모기업은 기존의 주력사업과 차별화되는 사업 아이템 발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내벤처팀에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사내벤처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주목하는 특성에 따라 비슷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정의되고 논의됐는데, 이는 사내벤처가 단순히 특정한 기능만 담당하거나 특정 시기에만 존재하는 임시적인 조직이 아니라, 전사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조직으로써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주요 전략 도구임을 보여준다.

사내벤처의 역사 

사내벤처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에 이미 GE, IBM 등 미국의 대표적인 대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사내벤처를 운영하거나 1970년까지 사내벤처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실제로 1970년대에는 포춘지가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중 120여 개 기업들이 사내벤처를 운영했을 만큼 본격적인 붐이 일어났지만, 이러한 초창기의 사내벤처들은 1973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초래한 오일쇼크와 이로 인한 자원의 제약, 조직 내 갈등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부분 폐지되거나 추진이 중단됐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벤처캐피털의 활성화와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 기계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사내벤처는 다시 기업의 주목을 받으면서 재부흥의 시기를 맞이하였으나 1980년대 후반 몰아닥친 세계적인 경기후퇴로 인해 다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이 당시의 기업들은 70년대에 사내벤처를 운영해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내벤처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지만, 불분명한 목적, 부족한 지원, 허술한 보상체계 등 여전히 운영적으로는 미숙한 면이 있었고 결국 경기후퇴라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사내벤처 열풍은 1990년대 중반, 닷컴 호황과 IT 신생기업들의 등장, 벤처캐피털 붐 등의 복합적인 요인들에 힘입어 다국적기업 중심으로 다시 불기 시작하여, 2000년에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 시기에 국내에도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 중심으로 사내벤처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계속되는 IT 붐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며, 2000년 중반, 신사업 추진을 위한 사내 액셀러레이터 현상에 힘입어 다시 사내벤처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여세를 타고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사내벤처는 비용 절감을 위한 정리대상이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불경기 돌파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도 이전에는 외부적 충격이 사내벤처를 비효율적 요소로 간주하고 폐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반면, 2008년 금융위기는 기업이 오히려 사내벤처를 통한 내부혁신역량 육성이야말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지름길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기업들은 외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사내벤처가 유용한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고, 2010년 이후 사내벤처는 다시 한번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각 기업의 대표적인 혁신전략, 성장전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결국은 대기업 경직성 타파 

사내벤처 도입배경 중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요인 중 하나가 정부 지원이다. 사내벤처전략이 다양화되고 고도화됨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사내벤처를 장려하고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일례로 2017년 11월, 정부는 ‘제2의 벤처창업 붐’ 조성을 위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으로 창업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사내벤처와 분사창업기업의 활성화 방안을 내놨으며, 2018년, 2019년 2년에 걸쳐 정부의 ‘사내벤처 창업, 분사 지원사업’을 통해 사내벤처팀을 발굴·육성할 민간 운영기업을 공모하여 선정했다. 선정된 운영기업에는 동반성장 지수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정부와 운영기업의 협약을 통해 분사 창업 실패 시 재입사가 가능한 창업휴직제 도입을 유도하고, 사내벤처팀당 최대 1년간 최대 2억원 이내의 사업화 자금 또는 2년간 4억원 이내 R&D 자금을 지원했다.

물론, 이러한 정부의 정책도 사내벤처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했지만, 사내벤처 붐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은 대기업의 경직성이었다. 일명 ‘대기업 병’으로 표현되는 큰 조직이 지니는 경직성과 관료화가 기업의 큰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었고, 대기업의 경직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보고서 문화’, ‘꼰대 문화’는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사원들의 퇴사 욕구를 북돋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들은 조직 혁신을 내걸고 사내벤처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의 수직적 기업문화 구조에서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수평적 기업문화 구조로 혁신함으로써 사원들이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다. 수평적 기업문화 구조는 사원들의 업무 효율을 올리고, 퇴사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젊은 직원들에게는 회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정년이 가까운 직원들에게는 회사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지원한다는 이미지를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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