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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의 사내벤처 열풍, 왜 사내벤처인가? ①

신사업 발굴 동력, 모기업과 시너지 창출 법 개정으로 대기업 지주사의 연이은 CVC 설립 기업과 임직원 모두에 동기 부여

사내벤처 설립을 장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자사 임직원으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받고 실제 창업 지원에까지 나서는 문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직원들의 벤처 설립을 독려하기 위해 성과급 제공 등 유인책을 내거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사내벤처로 출범한 스타트업은 모기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며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이에 기업은 사내벤처를 신사업 발굴 동력으로 활용 중이다. 직원의 경우 모기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어 사내벤처제도를 적극 활용 중이다.

사내벤처란 기업이 기존 사업과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 내부에 독립된 태스크포스(TF), 사업팀 혹은 부서의 형태로 설치하는 것이다. 최근 단기간에 신규사업을 육성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사내벤처의 특징은 회피적이고 방어적인 업무방식이 아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조직 내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 개정으로 지주사 CVC 설립 가능

그동안 국내 일반 지주회사는 금산(金産)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투자사인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를 계열사로 둘 수 없었다. 그러나 관련 법 개정으로 앞으로 지주사의 CVC 설립이 허용된다.

기존 대기업들의 CVC는 모두 지주회사가 없는 기업들이 만들었거나 지주회사가 아닌 계열사가 별도로 세운 형태다. 삼성그룹의 삼성벤처투자, 포스코그룹이 설립한 포스코기술투자, 네이버의 스프링캠프, 카카오의 카카오벤처스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밖에도 롯데벤처스(호텔롯데), 코오롱인베스트먼트(코오롱차이나(HK) 컴퍼니),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씨앤아이레저산업), 시그나이트파트너스(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있다. 금융사 중에는 농협, 한국투자금융이 각각 NH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두고 있다.

법 개정 후 가장 먼저 벤처에 뛰어든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는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 GS벤처스를 설립했다.

CVC는 펀드를 결성해 벤처투자에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GS는 최대한 그룹 내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 펀드 규모는 500억원 정도로 전해진다.

GS벤처스뿐 아니라 대기업 지주회사들의 CVC 출범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계열 CVC의 등장으로 국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더 뜨거워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국내 CVC가 미국 알파벳의 구글벤처스, 캐피탈G처럼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같은 그룹 내 복수의 CVC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CVC를 보유한 지주회사들이 지배구조 내 신생 CVC와 기존 투자사를 ‘투 트랙’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어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CVC를 굳이 청산할 이유도 없지만, 지분 구조와 펀드 운용 기간 등 현실적인 요건들 때문에 청산도 불가능하다”면서 “투자 단계나 영역을 구분해 한 지붕 두 가족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곳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GS가 첫발을 뗀 터라 다른 지주사도 CVC 설립에 잇따라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한 후보군은 LG와 효성이 꼽힌다. 이미 구광모 회장 지휘하에 계열사에 여러 사내벤처를 보유 중인 LG그룹은 홍범식 경영전략팀장을 중심으로 그룹차원의 CVC 설립 관련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벤처캐피탈(VC)과 물밑접촉을 하면서 VC 운영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인재 영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도 지주사 산하에 CVC를 설립하기 위해 내부 인력 충원 및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기업 ‘윈윈’ 

사내벤처 지원이 활발해지면 기업뿐 아니라 임직원에게도 여러 이점이 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에 필요한 지원과 혜택을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사무실 등 창업 공간과 컨설팅 등의 다양한 지원 역시 벤처창업을 준비하는 임직원에게는 큰 혜택이 된다.

사내벤처 지원의 경우 사업에 실패해도 재입사 허용 조건을 걸어 도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인사이드’는 기업 분사 시 초기 사업 자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5년 이내 재입사를 허용한다. 현대자동차의 ‘제로원 컴퍼니빌더’는 최대 3억원의 사업화자금을 지원하며 기업 분사 후 3년 내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 재직 시절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추진 별따러가자 대표는 “사내벤처 지원을 통해 초기에 아이템 검증을 거칠 수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됐다”며 “연구원으로서 가지지 못했던 경영마인드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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