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당당치킨 7천원에 하루 30개 판매…단순 계산해도 이익 안 남아

출처 = 홈플러스

11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6월 30일부터 판매 중인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이 전날까지 32만 마리 이상을 기록했다. 1분마다 5마리씩 판매된 셈인데 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 등 프랜차이즈 제품의 30% 수준 가격으로 주목받은 까닭이다. 하루에 30마리만 판다는 한정 판매도 손님을 끌어모으는 전략으로 성공한 듯하다.

지난달 16일에는 초복 맞이 행사로 5,000마리 한정 4,900원 행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행사가 시작되자 1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동났고, 최근까지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품 판매가 시작되는 시간과 후기, ‘오픈런 성공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에 가맹점 점주들 맹비난

최근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한 발언이 주요 프랜차이즈에 대한 반감을 부추겼다. 당시 홈플러스의 설명은 재료를 대량 구매한 뒤 치킨을 직접 튀기며 포장 판매하는 방식으로 ‘박리다매’하며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반면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이와 관련, 식용유 가격과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가격이라고 맞서고 있다.

10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당치킨 마진 남는다는 말에 화가 많이 나신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이에 프랜차이즈 치킨집 점주로 보이는 글쓴이는 “6,990원이 남는다고? 어디서 약을 팔고 XX이야”라며 “내가 토요일 받은 생닭이 마리당 4,500원이고 지난주 받은 식용유 한 통이 6만7,000원”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거래명세서 그대로 사진 찍어서 올릴 수 있으니까 너도 그럼 명세서 한번 제대로 까보라”며”누구한텐 목숨이 걸린 생업이니 제발 정의로운 척하지 말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비슷한 글들이 많았다. 당당치킨을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육계 시세 보면 ㎏당 3,900원이다. 반죽, 기름, 가스비, 전기세, 포장비, 염지 비용에 부가세 빼면 300원 정도 남나 보다” “100원 남아도 남는다고 말은 할 수 있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유튜버 슈카 당당치킨 이익 발언 옹호 

펀드매니저 출신 유튜버 슈카(본명 전석재)가 “저렴한 원가 비결은 임대료, 배달료가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최근 치킨 전문점 원가의 상당 부분이 배달료, 배달중계 수수료, 임대료 등으로 쓰이는데 대형마트는 이런 부대비용이 없어 치킨 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슈카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슈카월드’에서 “대형마트가 파격적인 가격에 치킨 파는 게 가능한 결정적인 이유는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안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슈카는 치킨 배달 때마다 ▲배달료 4,000~5,000원 ▲배달 중계 수수료 1,500~2,000원 등이 드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 (원가가) 벌어지면서 대형마트가 (치킨 판매에) 참전하기 좋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슈카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남는 게 없다고 말하는데, 맞다. 임대료, 배달료 내야 하니 그렇다”면서도 “문제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3위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2%, 17%, 9%다.

슈카는 “(높은 영업이익률은) 물론 경영을 잘한 결과지만, 뭘 하면 32%가 남나”라면서 “애플 영업이익률이 30% 수준(올해 6월 기준 27.82%)인데, (치킨 프랜차이즈는) 엄청난 기술이 들어간 것도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본사의 높은 마진율이 점주 ‘쥐어짜기’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말이다. 슈카는 “2위 기업 영업이익률이 17%인데 스타벅스 영업이익률이 8.5%”라며 “누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영업이익률 10%를 넘는 건 코스피 기업 중에서도 평균 이상”이라고 비판했다.

단순 계산 했을 때 이익 안 남아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원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9‧10호 닭 한 마리 가격은 10년 전인 2012년 8월 한 달 평균 3,787원이었다. 10년간 약간의 가격 부침을 겪었지만, 이달 1일에서 11일까지 평균 가격은 3,923원으로 그사이 136원 올랐다.

당당치킨이 하루에 7,000원 치킨을 30개 팔고 그것을 한 달 판다고 계산했을 때 나오는 매출은 630만원이다. 한편, 닭 한 마리 가격을 3,923원이라고 쳤을 때, 당당치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닭값은 한 달에 약 350만원이다. 오로지 닭 원재료 값만을 계산했을 때 나온 금액이 350만원이라는 뜻이다. 그 외에도 닭튀김, 식용유, 양념 등 치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는 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건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을 280만원으로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즉, 아무리 배달료, 배달 중개 수수료, 임대료 등으로 쓰이는 부대비용이 없다 해도 이익이 나오기는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유튜버 슈카는 닭고기 가격 그래프를 보여주며 그럴싸하게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당당치킨을 옹호하고 점주들을 비판하는 흐름에 편승해, 자신의 유명세를 위해 정의에 편에 서는 척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생각된다. 소비자들의 예민함이 곧 정의가 아니며,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곧 불의의 근거도 아니다.

결국은 마케팅 전략 

그렇다면 왜 홈플러스는 이윤도 남지 않는 장사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일까. 목적은 마케팅이다. 최근 3년간 홈플러스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7조 3,001억원 ▲2020년 6조 9,662억원 ▲2021년 6조 4,80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1,601억원 ▲2020년 9,334억원 ▲2020년 마이너스(-) 1,335억원을 나타냈다.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누적 적자는 약 3,400억원에 달한다.

또한, MBK파트너스가 지난 9일 홈플러스 부산 해운대점 부지 매각 관련 투자의향서(티저레터)를 배포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매각한 점포는 총 18곳이다. 이중 5곳(대전탄방점, 경기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은 폐점 또는 폐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1조3800억원을 현금화했다.

나머지 13곳(경남 김해점, 경기 김포점, 경기 북수원점, 서울 동대문점, 인천 가좌점, 경기 의정부점, 울산 남구점, 인천 인하점, 대전 문화점, 전주완산점, 경기 시화점, 경북 구미점, 울산점)은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 중 8곳에서 약 1조원을 현금화 한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입장에서 치킨은 유인책이다. 치킨 판매의 목적은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소비 상품을 늘리는 데 있다. 일종의 미끼인 셈이다. 위에서 말한대로 당당치킨은 홈플러스 입장에서 손해다. 대량으로 물량을 내놓는 것은 부담이다. 게다가 치킨은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 식품이다. 자칫하다간 과거 통큰치킨처럼 골목 상권 침해 이슈에 휘말릴 수 있다. 홈플러스가 가성비 치킨을 ‘이벤트성 상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판매 물량도 한정적이다.

물론 상시 판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과거 ‘통큰치킨’ 논란이 일던 당시와 사회 분위기가 다르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는 더 이상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편이 아니다. 오히려 치킨 업계에 대한 원성이 거세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도 치킨은 포기하기 힘든 ‘집객 카드’다. 고객 유인책 마련이 절실하다. 다만 대체재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치킨 업계와 갈등이 더 깊어지면 좋을 게 없어서다. 지금과 같이 매일 소량 물량으로 판매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미끼’ 효과만 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은 근본적으로 역할이 다르다. 마트 치킨은 싼 가격에 집객을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레시피, 조리법 등에서 프랜차이즈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고물가에 마트 치킨이 부상하기 시작하면 가맹점 수요가 떨어질 수 있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불편한 마음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들은 홈플러스를 비난하고 있지만, 비난의 대상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홈플러스는 어느 다른 회사들과 같이 정당하게 마케팅 전략을 꾸려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목을 모으기 위해 타 치킨 점포를 공격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지만 결국 홍보에 불과하다. 오히려 과도한 이익을 창출하려는 본사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프랜차이즈 구조상 닭과 양념, 기름, 박스, 치킨무 등을 원가 이상의 가격으로 사야 하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프랜차이즈 치킨 1위 업체 작년 영업이익률이 32%던데, 웬만한 자영업자 마진율도 30%는 안 나온다”며 “지금 치킨 가격이 완전 거품이라는 소리”라고 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하는 사장님들은 본사가 가져가는 몫에서 뺏어올 생각을 해야지, 소비자한테 돈을 더 받으려고 해서 치킨 가격 올라가면 저런 대형마트만 인기 끌 것”이라고 했다. 흐름에 휩쓸려 비난할 대상을 오인하지 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정당하고 근거 있는 주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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