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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쏘카(SOCAR), 상장 후 전략 있나?

쏘카 코스피 상장 마무리 단계 희망 공모가, 공모 물량 모두 낮아져 업계, 상장 후 전망도 부정적

사진=유토이미지

차량 공유 스타트업 ‘쏘카’가 여러 난관을 뚫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마무리한다. 공모가를 희망 수준 대비 최대 38% 낮췄다. 심지어 투자유치 때보다 몸값을 낮춘 셈이다.

희망 공모가(34,000원 ~ 45,000원)였다면 시가총액이 1조 이상이 될 것이 확실했으나, 9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 바에 따르면 주당 공모가는 28,000원으로 확정됐고, 공모 물량마저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어, 시가총액은 9,000억원 중반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SG프라이빗에쿼티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받던 시점 포스트 밸류(투자 이후 기업가치)를 1조1,000억원으로 인정받았으나, 공모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본금이 유입됨에도 시가총액이 1,500억원 정도 줄어든다는 것은 되려 2,500억원 이상 몸값이 줄어든 셈이 된다.

공모가가 너무 높아서?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2,9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상황이었고, 올 2분기 들어 분기 매출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그러나 외형상 실적과 향후 성장 전망만 놓고 볼 때, 1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마저도 거품이 끼었다는 것이 한 기관투자자의 냉담한 반응이다.

실제로 11일 마감된 일반청약 경쟁률은 15대 1, 증거금은 1,834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경쟁률이 수천 대 1이었던 점, 전일 대성하이텍의 일반청약률은 1,136.44대 1을 기록했던 점을 볼 때, 흥행 대참패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산정 방식으로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nterprise Value/Sales)’을 이용했는데, 국내 렌탈 업체인 롯데렌탈을 비롯, 금호렌터카 매각 당시 가치 평가 기준 등을 참고해달라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을 사실상 무시한 채, 유사성이 높지 않은 글로벌 기업들 일부만 ‘밸류에이션 유니버스(Valuation Universe, 동종업계 가치평가 배수 비율 기준 기업군)’에 포함시켰다. 기관투자자들이 냉담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191건 중 165건이 밴드 하단 미만을 써냈고, 28,000원인 공모가가 아니라, 1만원대가 적절한 가격이라는 것이 또 다른 기관투자자의 반응이다. 시장의 싸늘한 시선은 상장 이후 급전직하할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지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는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다.

쏘카 박재욱 대표는 기존 2조3,155억원의 평가 시총대비 대폭 할인된 가격이라고 반박했으나, 기관투자자들에게 공감대를 얻고 있지는 못한 상태다.

또 다른 기관투자자는 기존 P/E 주식가격/주당수익) 비율 기준 10-15 밴드를 강조하던 시절을 지나, 성장세를 감안한 PEG(P/E 비율을 ‘매출액 성장률’로 다시 나눠준 비율)을 생각해도 지난 5년간 성장률이 100%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향후 2-3년은 5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간에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상장 후 운영 준비는 되어 있나?

투자 심리가 냉담하고, 투자유치 때보다 몸값을 낮춰야 하는 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가가 높다고 시장에서 싸늘한 반응이 올 경우, 상장을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평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쏘카는 현재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2분기 흑자 전환이라는 소식도 12억원의 영업이익이 광고 축소 등으로 인한 반짝 효과가 아닐까는 의혹이 있는 상태다”라며 “투자금으로 사업 확장을 하면서 주가 반등을 노리지 않겠나”고 입을 모았다.

여러 압박 속에서도 상장을 강행한 만큼, 어떤 전략으로 1,000억원대의 공모자금을 활용할 것인가에 이목이 쏠렸으나, 쏘카의 발표도 미덥지 못하다.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 업체들과 M&A(인수합병),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과, 카세어링과 전기자전거, 공유주차 플랫폼, KTX와 숙박 등 예약이 가능한 ‘슈퍼앱’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나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기대하는 수준의 매출액이 나올만한 사업이 아닌 데다, 인수합병 또는 지분투자를 하기에는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냐 의문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상장 후 관리 측면에 더 집중한다. 공모가 과대포장이라는 냉담한 반응을 겪은 스타트업들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경우, 기업가치가 5천억원 미만으로 떨어지고 기관투자자들의 물량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리서치팀의 커버리지가 떨어져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공모자금 1,000억원 남짓을 개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나눠 갖게 되고, 냉담한 반응대로 주가가 10,000만원대 중반까지 추락하게 될 경우, 기관 보유 물량이 300-400억원 남짓에 불과해 중소형 증권사들에서는 리서치팀 인력을 배정할 여력이 없거나, 배정하더라도 보고서의 품질이 나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갭을 메워줘야 할 사내 IR 인력의 전문성도 의문이다. 현재 쏘카에는 중소형주 IR 전문 인력이나, 위와 같은 증권업계 사정을 잘 아는 인력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IT 스타트업들이 흔히 겪는 인력 수급 문제인 만큼 쏘카만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대형 블루칩 주식으로 평가받았던 카카오 그룹과는 시장의 대접이 달라질 상황인 만큼, 쏘카에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 소액 주주들의 이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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