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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실 보지 못하는 상장, 객관적인 성장 가능성 있나

무리한 상장 추진하는 컬리와 쏘카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시선 공모가 산출과정 제도개선 필요

사진=freepik

최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전망이 어둡다. 증시부진에 따라 대어급으로 손꼽히던 IPO 일정이 연기되거나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공모 부진은 기업의 자금조달 및 증권사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모가 산출과 관련된 발행기업과 증권사의 이해관계가 자칫 공모가 결정을 왜곡시킬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증권 발행기업의 공모가 산정근거와 재무상태 등 투자위험 공시에 있어 객관적 평가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일부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공모가 산출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하지만 공모가 결정 왜곡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공모가 결정이 기업의 자본유치와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확보란 전제하에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객관적 현실을 보지 못하고 왜곡된 공모가로 상장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보인다.

마켓컬리, 매출과 영업손실 모두 매년 증가 

마켓컬리는 테슬라 요건과 유니콘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 데뷔에 도전한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시가총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직전 연도 매출이 30억원 이상이거나 2년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200% 이상이라면 적자기업이라도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기업에 한해 외부 전문 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기술성 평가 A등급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예심 청구 자격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마켓컬리 기업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손실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가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로는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형태로는 오픈마켓의 장점을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컬리가 상품 검증을 통해 입점을 제한한다면 판매자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오픈마켓만의 장점을 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창업자이자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은 반면, 외부 투자자들의 지분이 높은 점도 마켓컬리의 IPO 추진에 걸림돌로 꼽힌다. 투자유치를 거듭하면서 김 대표의 지분이 줄고 외부 투자자 지분이 50% 정도로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제출된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컬리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가 12.87%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역시 중국 투자회사인 ‘힐하우스캐피탈’이 11.89%, 러시아계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글로벌’이 10.17%를 보유해 그 뒤를 잇고 있다. FI 보유 지분이 이처럼 많은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어렵다. 또한, FI가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 다른 투자자들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SK네트웍스가 마켓컬리 지분 일부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SK네트웍스가 현재 보유한 마켓컬리 지분은 3.53%, 124만4,135주 수준이다. SK네트웍스는 2018년부터 첫 출자액 81억3,000만원을 시작으로, 2020년 70억3,600만원, 2021년 82억6,400만원을 마켓컬리에 투자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7월 시리즈 F 투자를 통해 2조5,000억원 기업가치를 받은 후 12월 프리 IPO 당시 4조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프리 IPO 당시 받은 밸류를 감안하면 목표 시가총액은 최소 6조~7조원에 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는 기업의 객관적 상황을 보지 않고 성장 가능성만을 강조한 높은 밸류에이션이 반영된 공모가로 해석된다. 2020년 마켓컬리의 매출액 9,530억원을 기준으로 목표 시가총액이 6조~7조라면 매출액의 약 6~7배가 시가총액에 반영되는 것이다. 저조한 매출액에 더해 1,163억원을 기록한 2020년 영업손실을 생각하면 목표 시가총액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잡힌 것이라 할 수 있다. 공모가에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다 할지라도 높은 금액이다. 게다가 수익 개선이 어렵다고 말한 관계자의 말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 또한 그리 높게 볼 수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매출액의 1~2배 정도의 시가총액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것과는 매우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 낮춘 쏘카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 또한 IPO에 도전한다. 현재 주식 시장이 녹록지 않더라도 모빌리티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IPO를 통해 더 큰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박재욱 쏘카 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모빌리티 영역 자체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추후에도 주가를 더 올릴 수 있을 것이고,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충분하다”고 했다.

주식 시장 및 IPO 시장 냉각으로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 철회를 한 것과 관련해서도 “쏘카는 철회할 생각이 당연히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강경한 자세 때문에 업계에서는 벤처 투자시장에 자금이 마르면서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유치를 받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상장을 통해 자금을 모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과는 달리 쏘카는 공모가 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듯하다. 처음 쏘카가 희망한 주당 공모가 범위는 3만 4,000~4만 5,000원이었으며,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2,048억원, 시가총액은 1조5,944억원이었다. 쏘카는 공모자금의 60%를 모빌리티 관련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쏘카는 수요예측 부진 등을 고려해 공모가를 기존보다 낮춘 2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쏘카가 지난 4~5일 진행한 수요예측 경쟁률은 56.07대1이었다. 총 346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자산운용사(54.8%) 비중이 가장 높았다. 참여한 기관 중 약 80%가 쏘카 공모가는 하단 미만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확약 기간’을 제시한 투자자는 5.4%에 불과했다. 공모 물량도 기존 455만 주에서 364만 주로 줄였다. 전량 신주 발행으로 진행된 이번 공모의 유입 자금은 총 1,019억원이고,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약 9,665억원으로 확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쏘카의 시가총액도 과하게 평가된 금액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쏘카 역시 매출액이 오르고는 있었지만, 이번 2022년 1분기까지 꾸준히 적자를 기록해 오고 있었다. 또한 매출액이 가장 높았던 2021년 매출액도 2,890억원에 머물렀다. 매출액의 3배 이상이 시가총액으로 반영된 것이다. 2022년 2분기에 14억 흑자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쏘카가 상장을 강행하려는 점을 유추해보면, 나갈 돈 일부를 억제해 일시적으로 흑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다. 아울러, 공모 금액이 줄어들면서 계획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인수·합병에 공모자금의 60%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약 600억원으로 인수·합병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모가 산출과정에 주관적 개입 최소화를 위한 제도개선 필요

이처럼 시장과 기업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과평가된 금액으로 무리하게 상장하려는 기업이 잇따름에 따라 상대가치 평가법을 이용한 공모가 산출과정에서 비교기업 선정 시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 기업의 현금흐름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산출하는 현금흐름할인법(DCF)의 경우 미래추정의 어려움으로 통상 주가수익비율(P/E), 주가순자산비율(P/B) 등 상대가치평가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는 상장하려는 기업과 동종업종의 유사한 사업 행태를 보이는 상장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해 공모가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비교기업 선정 관련 증권사의 자의적 선택이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는 글로벌 유수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해 장밋빛 전망에 기댄 공모가를 산출해내기도 한다.

증권사에 대한 공모주 적정가격 산출 의무 강화가 자칫 사후관리 책임을 우려한 증권사의 새로운 기업 평가방법 이용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 가치평가법에 기대 터무니없는 비교기업을 선정하는 자의적 판단은 개선돼야 한다.

따라서 공모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공시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공시 서식에서 상대가치 평가를 위해 채택된 비교기업의 절대가치도 함께 제시하거나 비교기업 선정의 객관적 근거를 상세하게 제시하는 방식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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