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차이나타운 건설… 전국 곳곳에서 반대 여론 봇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입구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추진하던 ‘춘천 차이나타운’이 여론의 비판에 휩싸이며 무산됐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이어 한복과 김치 등을 자국의 전통문화라 우기며 한중 간 문화 갈등이 커지면서 이 사업에 대한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추진 중이던 차이나타운들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춘천에 이어 주목을 받는 곳은 강원 정동진과 경기 포천이다. 춘천을 시작으로 이들 지역은 모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지탄을 받았다. ‘차이나타운’이 어느덧 혐오 시설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올랐고 무려 67만 780명의 동의를 얻고 지난달 28일 마감됐다.

청원인은 “춘천에 건설 중인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중국의 동북공정에 우리 문화를 잃게 될까 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도내 차이나타운의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중국 소속사의 작가가 잘못된 이야기로 한국의 역사를 왜곡해 많은 박탈감과 큰 분노를 샀다”며 “계속해서 김치, 한복, 갓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약탈’하려는 중국에 이제는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춘천 하중도에 건설 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관련해 청원인은 “중도는 엄청난 선사 유물·유구가 출토된 세계 최대 규모의 선사유적지”라며 “일부의 반대에도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최 지사는 직접 라디오 인터뷰에 나섰고, 강원도 역시 ‘팩트체크’ 형식의 해명과 함께 여론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최 지사는 지난달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차이나타운은 사실 한옥 단지”, “강원도 내에서 반대 여론이 없다”,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민의힘 강원도당과 언론에서는 “다소 사실과 거리가 먼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 사진=한국경제

이후 춘천에 건립될 예정이었던 ‘한중문화타운’ 프로젝트는 사실상 무산 수순을 걸었다. 최 지사는 지난달 27일 취임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때문에 반중 등 다양한 혐오 정서가 퍼지고 있다. 우리로서는 국민 정서에 어긋나지 않게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혐오 감정을 줄이는 게 좋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사업 철회를 시사했다.

이 같은 최 지사의 발언이 나오자 사업 시행사인 코오롱글로벌에서도 지난 4일 공식 입장이 발표했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사업 철회 수순을 인정했던 코오롱글로벌의 입장은 “사업 진행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 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사업 진로를 불확실하게 만들었다”며 “국민청원에 참여한 65만명 국민의 마음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사업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시간적·비용적 투입에 대한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또 다른 내용의 ‘차이나타운 반대 청원’이 게재됐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정동진과 포천에 대한 내용이다. 포천 차이나타운 반대 청원은 지난달 28일 시작됐으며 정동진 차이나타운 반대 청원은 지난 4일 시작됐다. 각각 3만여 명과 2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정동진 차이나타운에 대한 비판은 김진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꺼내 들었다. 춘천을 지역구로 활동해온 김 의원은 최 지사가 추진하던 춘천 차이나타운에도 대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인사다. 정동진 차이나타운은 ‘차이나 드림시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강원도는 2014년부터 해당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문순 강원지사가 춘천 차이나타운에 실패했는데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다. 이번엔 강릉 정동진에 차이나 드림시티를 만든다고 한다”며 “중국 자본 샹차오홀딩스가 4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이미 땅 17만 평을 매입했다. 강원도는 최근 부동산투자이민제 사업 기간을 연장해서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인민일보 한국지사장 저우위보(女)는 최문순 외에도 이재명, 송영길, 이낙연 등 여권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쌓고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문재인 북방 정책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차이나타운은 해상 실크로드와 육상 실크로드에 이은 문화 실크로드다”라는 최 지사 발언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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