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노후 준비하기에는 불안한 국민연금, MZ세대는 퇴직연금 운용 중

연금 선진국과 달리 ‘은퇴’에 부정적인 한국인들, 돈 걱정 1순위 노후 준비하기엔 못 미더운 국민연금, 실추된 신뢰도 퇴직연금엔 긍적적, 현실 지향 투자파 MZ세대 겨냥한 금융상품 나올까

키워드 ‘은퇴’ 관련 긍정키워드, 중립키워드. 부정키워드,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미국, 호주 등 연금 선진국에서는 ‘은퇴’ 하면 자유, 즐거움 등의 긍정적인 단어를 떠올린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은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은퇴’에 대한 인터넷상 언급량을 기반으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본 결과, 부정 평가가 62.71%로 긍정 평가 37.29%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퇴’ 관련 언급된 부정키워드에는 ‘문제(619)’, ‘잘못(356)’, ‘걱정(257)’ 등이 있었다. 긍정키워드와 부정키워드 1위 간의 언급량 차이는 약 2배 정도에 달했다.

한국인의 ‘은퇴’에 대한 부정적 인식, 돈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큰 요인 

한국인들이 은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으나 은퇴 후의 경제적인 걱정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최근 신한은행이 내놓은 ‘미래설계 보고서 2022’에서도 과반수 이상의 표본이 직장을 그만뒀을 때 가장 큰 고민으로 ‘돈’ 문제를 꼽았다.

키워드 ‘은퇴’ 긍부정 비중 기간별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긍부정 평가를 기간별로 봤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은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6월 21일~7월 21일 한 달간 은퇴에 대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본 결과, 부정 평가가 하루도 빠짐없이 긍정 평가를 상회하고 있었다. 부정 평가 최고치를 찍은 날짜는 7월 11일로, 이날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차이 또한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약 4억4,000만 건, 긍정 평가는 약 1억6,000만 건을 기록했다. 그 차이는 무려 2억8,000만 건에 달한다.

키워드 ‘연금’ ‘은퇴’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아울러 이러한 경제적 걱정 때문에 은퇴와 함께 연금도 같이 생각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인터넷상 언급량 추이를 조사해본 결과, 하루를 제외하고 국민들이 인터넷에서 하루에 500만 건 이상 ‘연금’과 ‘은퇴’를 언급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금에 대한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6월 27일로, 그 수치는 무려 약 8,400만 건에 달했다. 은퇴에 대한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7월 13일로 약 3,000만 건 정도다. 최근에는 언급량 추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평균적으로 계산해보면 연금에 대한 언급량은 약 4,000만 건 정도 되며 은퇴에 대한 언급량은 약 2,000만 건에 이른다.

키워드 ‘연금’ ‘은퇴’ 채널 카테고리별 언급량/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에 더해 이러한 언급량은 언론 매체인 뉴스에 기반했다기보다는 직장인들에게 있어 장벽이 낮고 접근성이 좋아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 쉬운 매체인 커뮤니티에 그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은퇴의 경우 커뮤니티에서만 약 38억 건의 언급량이 있었다. 연금에 대한 언급량은 뉴스에서는 약 4억7천만 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커뮤니티에서의 언급량은 무려 약 12억 건이었다. 그 차이는 약 3배나 차이가 난다.

심각한 국민연금 사각지대, 36.4%는 보험료 낸 적 단 한 번도 없어

지금도 국민연금만으로는 도저히 노후 생활을 할 안정적인 금액을 확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심지어 국민연금에는 사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민연금 사각지대’ 인구가 1,263만 명(2020년 말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만 18~59살 의무가입대상자 10명 중 4명이 국민연금에 가입조차 하지 못하거나, 가입돼 있더라도 연금을 받기 위한 최소 가입 기간에 미달하거나, 가입 기간이 충분하지 못해 연금액이 낮았는데, 이런 집단의 규모가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국민연금공단 사각지대 해소추진팀이 지난해 말에 마련한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방안’과 국민연금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 현황과 대응방안’에 의하면, 2020년말 기준 국민연금 사각지대는 △가입대상자이지만 보험료를 내기 어려워 예외로 인정되는 납부예외자 309만8,000명(24.5%) △13개월 이상 장기체납자 102만3,000명(8.1%) △당연 가입 대상이 아닌 적용제외자 850만9,000명(67.4%)을 더해 모두 1,263만 명에 이른다. 이러한 규모는 18~59살 전체 의무가입대상자 2,919만6,000명 가운데 43.3%에 이르는 수치다. 전체 사각지대 인구 중 36.4%인 460만 명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해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지 못한 이들은 전체 사각지대 인구 91.1%인 1,15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은퇴가 임박한 50대(가입대상자 기준) 가운데 30%가량인 250만여 명은 59살까지 남은 가입 기간 동안 보험료를 아무리 납부한다 하더라도 연금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사각지대 해소 대책이 가장 시급한 집단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특성에 따라 사각지대를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장기간 소득 활동에 종사하지 않은 경제활동 미참여자(49.5%) △일시적 소득 활동 중단자(27.8%) △가입·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저소득자(10.9%) △장기간 납부의무 미이행자(5.5%) △기타 누락자(6.3%) 등이다. 5개 그룹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활동 미참여자로는 장기간 소득이 없는 여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연금 맹점에 신뢰할 수 없는 국민들

키워드 ‘국민연금’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사실상 이러한 맹점들 때문에 국민들의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 듯하다. 국민연금의 인터넷상 언급량을 기반으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본 결과, 부정 평가가 56.77%로 긍정 평가 43.23%를 제치고 과반수를 차지했다. 그중 국민연금과 관련된 부정키워드 중에는 ‘문제(142)’, ‘부담(120)’, ‘우려(105)’, ‘위험(100)’ 등이 있었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실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키워드 ‘국민연금’ 긍부정 비중 기간별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러한 긍부정 평가를 기간별로 보면 다른 날들은 긍부정 비중이 다 비슷했지만 7월 11일에 부정 평가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부정 평가의 수치는 약 5억3천만 건으로, 긍정 평가 약 1억6천만 건과 비교했을 때 무려 3억7천만 건의 차이가 난다. 7월 11일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3고’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다.

퇴직연금엔 긍정적인 MZ세대, 현실 지향적인 투자 성향에 주목해야

키워드 ‘퇴직연금’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 때문에 요즘 MZ세대들은 퇴직연금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 퇴직연금에 대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긍정 평가가 무려 83.33%에 달했는데, 이는 부정 평가(16.67%)의 약 5배 수치다.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MZ세대 직장인 중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MZ세대의 은퇴인식과 퇴직연금 운용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조사에 응한 MZ세대의 연령은 만 25~39세(1982~1996년생)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현재 MZ세대 직장인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 중 37.9%, DC 가입자 중 34.4%가 MZ세대다. 퇴직연금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장기근속과 퇴직급여 적립을 통해 시장의 성장을 이끌 주축 세력이다.

이번 조사 대상 MZ세대의 부동산을 포함한 총자산 평균액은 2억9,000만원, 중간값은 7,600만원 정도였다. 금융자산 평균액이 6,200만원 선으로 총자산의 21%를 차지했다. 한편 DC형 퇴직연금 적립액 평균은 1,974만원이며, 은퇴 시점 퇴직연금 자산으로 전체 응답자의 72%가 2억원 미만을 예상했다. 은퇴 시 예상 퇴직연금 자산을 1억원 미만으로 본 응답자는 전체의 47%였다. 조기 은퇴를 일반적으로 꿈꾸기에는 은퇴자산 축적이 미진하며, 미래에 대한 예상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평가되는 대목이다.

사진=pixabay

그래서일까. 해당 조사에서 MZ세대 직장인의 퇴직연금 운용은 전체 DC 가입자 평균에 비해 투자 지향적이었다. MZ세대 가입자의 DC형 퇴직연금 실적배당 상품(투자상품) 편입 비중은 평균 38%로 2021년 3분기 말 기준 DC 가입자 전체 통계(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상의 평균인 22%보다 두드러지게 높았다. MZ세대 중 총자산 상위 분위(상위 20%, 5억8,000만원 이상)는 실적배당 상품 편입 비중이 41.4%로 총자산 하위 분위(하위 20%, 1,500만원 미만)보다 8%포인트 높았다. 총자산 상위 분위의 운용수익률은 상위 구간인 연평균 3.7~7.5% 미만을 올린 경우가 23%, 최상위 구간인 연평균 7.5% 이상을 올린 경우가 30%에 달할 정도로 운용 성과도 전반적으로 우수했다.

이는 시니어 세대와 달리 자산 인출보다는 자산 축적 시기인 MZ세대 연령대 특성을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적 자유 획득을 위해 퇴직연금을 포함한 여러 방면의 자산을 동원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일반적인 DC 가입자들이 퇴직연금 운용 지시를 잘 하지 않고 방치하는 현실과 달리 MZ세대는 최근 실적배당 상품 위주로 자산 배분 변경을 시행한 비중이 28%로 상당히 높았다. 이외에 자신의 적립금 현황과 자산 배분 상태를 충분히 인지하는 퇴직연금 고관심층일수록 투자 성과가 좋았으며,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은 투자상품을 동원한 자산 배분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는 생각보다 현실 지향적이며, 주식 직접 투자뿐 아니라 퇴직연금 등 주요 자산 계좌 전반에 걸쳐 금융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MZ세대에 초점을 둔 금융투자 교육과 은퇴 설계 및 상품 전략을 구상할 때 참고할 부분이다. 연금 시장의 여러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이 시점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운용의 장기 방향성이 어디로 나아갈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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