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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외로 가까이 있는 저작권 침해의 위험 ②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만 저작권으로 인정 불법저작물에 대한 복제에 대해서는 사적 복제에 적용 안 돼 우리나라 퍼블리시티권 인정한 첫 판결 2005 ‘이영애 사건’

캐릭터는 저작물일까? 엄연히 말해 저작물은 아니다. 저작물이란 사상,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표현에 다다르지 않은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에서는 보호되지 않는다. 판례에 따르면, 저작권법에 의거해 보호되는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어야 한다. 또한 만화, 텔레비전, 영화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해 등장하는 인물, 동물 등의 형상과 명칭을 뜻하는 캐릭터에 그들의 생김새, 동작 등 시각적 표현에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을 경우 원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거해 보호될 수 있다고 한다. 실무상 캐릭터의 설정은 ‘캐릭터 콘셉트’라고 불리며, 캐릭터의 그림은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불린다.

저작재산권에 대해서의 정당한 권리 근거로는 △저작재산권의 양도(저작권법 제45조) △출판권(제19조) △이용허락(제46조 제2항)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출판권과 이용허락을 합쳐 ‘라이센스’라 부른다. 대게 캐릭터 상품 등을 제작, 판매하는 경우에는 이용허락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타인의 저작물 이용자가 저작물을 사용할 때마다 각각의 저작권자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만큼, 저작재산권을 ‘집중관리’해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저작권 위탁관리업자를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저작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이유로는 저작재산권의 ‘제한’이 있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저작권법 제30조)에 해당하면, 허락을 받지 않고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해도 복제권침해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사적 복제 성립요건을 살펴보면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저작권법에 따른 사적 복제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공표된 저작물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적 복제의 대상과 관련해서는 불법 저작물을 복제하는 것도 사적 복제 성립요건에 해당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저작권법에서는 복제할 수 있는 대상을 공표된 저작물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불법저작물에 대한 규정사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불법저작물에 대한 복제에 대해서는 사적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다. 그 밖의 저작권법에 따른 사적 복제 성립요건을 살펴보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야 적용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복제물을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복제의 의뢰를 받아 유상으로 복제를 대행하는 등 복제행위를 통해 직접 이득을 취할 목적을 말한다.

사진=유토이미지

또한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고 있는 한정 범위 내에서 이용해야만 성립할 수 있다. 이는 사적 복제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면서 그 범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말 그대로 해석해보면,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는 가정과 같이 개인과 유대관계가 있어야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사적 복제의 경우 이용자가 복제할 수 있는 것에 국한되는 만큼 인터넷 등을 통해 전송을 하는 행위나 전시하는 등의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공유 프로그램인 P2P 등을 통해 저작물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것은 복제에 해당될 뿐 아니라 전송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저작권법 규정에 따른 사적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칙대로 복제권 침해에 해당한다. 또한 사적 이용 이외의 목적을 위해 복제물을 분포하거나, 해당제작물에 의해 제작물을 공중에 제시하는 경우는 복제권 침해로 간주된다.

캐릭터 상품 등의 제작, 판매에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은 저작권 침해 뿐만이 아니다. 실무상 캐릭터를 상품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상품화권’에 관련된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어느 법률에서도 상품화권이라는 권리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상품화권은 저작권법, 상표법, 의장법, 부정경쟁방지법, 민법, 초상권, 퍼블리시티권과 같은 법률 등의 조합에 의해 보호되고 있을 뿐이다.

퍼블리시티권 침해

캐릭터의 그림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사진을 이용한 상품 제작도 법에 저촉된다. 일반 사람의 성명, 초상은 인격권에 유래한 ‘성명권(인격권)’과 ‘초상권(인격적이익)’에 의해 보호되며, 저명인의 성명, 초상에 대해서는 ‘퍼블리시티권’에 의해 보호된다. 우리나라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한 첫 판결은 2005년 ‘이영애 사건’이다. 당시 배우 이영애가 모 화장품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회사가 이영애의 ‘퍼블리시티’ 권리를 침해했으므로 1,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화장품회사는 계약이 만료된 이후에도 이영애의 사진이 들어간 광고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다른 회사에 제공했고, 이에 이에 재판부가 이영애의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2014년 배우 민효린과 가수 유이가 퍼블리시티권을 주장하며 자신의 사진을 무단 사용한 성형외과 의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경우 1심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며 원고 승소 판결했지만, 2심에서는 “퍼블리시티권의 의미, 범위, 한계 등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졌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뒤집었다.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한 논의는 1980년대부터 지속돼 왔지만,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한 개인의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를 사고파는 권리로 볼 수 있냐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대해 남형두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와 충돌 여부나 인격권을 사고파는 개념으로 볼 수 있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법적 안정성을 위해 도입해야 하는 건 맞지만 실제 민법 개정안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박성필 카이스트 교수는 “현실적으로 개인의 유명세를 아무 대가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있지 않냐”라며 “이러한 측면을 보상하기 위해서라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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