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에 들썩이는 재건축… 리모델링 아파트 ‘촉각’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 사진=한경DB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일성인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서울시내 주요 단지들이 시장 분위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대체관계인 탓에 재건축에 사업이 수월해질 경우 “굳이 리모델링을 선택해야 하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어서다. 다만 여전히 재건축보다 규제가 적어 사업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선호도가 줄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내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는 168개 단지(약 9만6000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55개 단지(약 3만4000가구) 정도다. 중구 남산타운(5150가구), 동작구 우성·극동·신동아(4396가구), 강동구 선사현대(2938가구)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재건축 규제완화 변수가 불거지면서 리모델링 사업 추진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5년간 36만호의 주택 공급을 약속한 오 시장이 “35층 룰 및 용적률 제한,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 또는 해제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 일종의 대체 관계에 있는 리모델링 사업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기존 용적률이 너무 높아 사업성이 낮거나 노후도·연한 등을 충족하지 못한 단지들이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건물 뼈대를 그대로 유지하는 리모델링 사업은 가구수를 늘리거나 다양한 평면을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건축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노후화된 주택단지를 바꾸는 방법은 사실상 재건축과 리모델링밖에 없는데, 리모델링은 공사기간이 짧고 사업속도가 빠르지만 수익성이 떨어지고 재건축은 오래 걸리지만 수익성은 더 나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저울질을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사업 방향을 틀 수 있다. 최근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의 신정마을 주공1단지 아파트(1044가구)는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위해 소유주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동시에 이 아파트 단지 내부에는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이유’ 대자보도 함께 붙었다. 주민 간의 이견이 나타난 것이다. 반대 측은 막대한 개인 분담금이 요구되며, 이주비 조달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등 경제적 이유를 반대 이유로 꼽았다.

대우건설이 2013년 국내 최초로 벽식구조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워커힐 푸르지오’ 단지 전경 / 사진=대우건설 제공

다만 재건축 규제완화가 지방정부 차원에선 쉽지 않아 리모델링 사업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 시장 당선 이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택공급은 지방자치단체 단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는 중앙정부와 서울시의회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안들이 많다. 또 서울시 안에서도 민간전문가들이 절대다수인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재건축은 지자체 소관인 1, 2차 안전진단이 통과돼도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으면 중앙정부 산하의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사실상 중앙정부가 안전진단 단계에서 재건축에 제동을 걸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리모델링은 B(유지·보수)등급으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또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해 주민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리모델링은 66.7% 이상 동의만 있으면 진행 가능하다.

건설업계는 호황을 예상하고 리모델링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현대건설 등 리모델링 시공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물론 그동안 리모델링을 하지 않던 건설사까지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공사기간은 물론 인허가 절차도 재건축보다 짧으며 기부채납이나 초과이익환수 등 규제에서도 자유롭다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며 “최근엔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도 리모델링 사업의 재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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