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라임·옵티머스 사태 뚫고 공공기관 지정 피했다

금융감독원이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대신, 강도 높은 조직 효율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29일 기획재정부는 안일환 제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개최, ‘2021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공운위에서는 건설기술교육원과 건축공간연구원, 국립해양과학관,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등 12개 기관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했으며 서민금융진흥원을 준정부기관으로 승격했다.
이번 공운위에서는 금감원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필요성도 논의됐으나, 실제 지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공운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정 유보를 조건으로 금감원에 요구한 사항의 이행 현황을 평가한 결과 대체로 정상 이행 중인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는 대신, 요구되는 이행 조건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활동 평가와 관련한 정량평가 비중을 30%대에서 40%까지 올려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평가 결과에서 부정행위가 확인된다면 성과급을 환수한다는 규정도 담았다. 일부 고객을 선별해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금감원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 역시 공공기관과 유사한 수준으로 매년 실시한다. 또 상위 직급을 줄이고 해외사무소를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조직 효율화 역시 추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민간 금융회사에 대한 독립적인 감독 필요성으로 인해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공공기관에서 제외되었다.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업무를 위탁받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라임 및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부실 감독 책임이 불거졌다. 일부 직원이 감독 대상 민간 금융사에 갑질을 했다는 논란까지 터지며,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이번 공운위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날 공운위에서는 기능 이전 및 기관 통폐합을 이유로 들어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과 한국건설관리공사를 공공기관에서 해제했다. 이에 따라 작년보다 10개 증가한 총 350개 기관이 공공기관 관리 대상으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