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인데 높아도 너무 높은 文 지지율, 비결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복지부·식약처·질병청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벤처경제 = 손수민 기자]

올해 집권 5년 차인 문재인 대통령이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5년 차에 모두 레임덕을 겪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임기 후반까지 높은 지지율과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임기 중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 3명이 연이어 성추문으로 낙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했던 남북관계 개선 역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은 문재인 대통령 긍정평가 이유 1위로 꼽혔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코로나19가 문 대통령에겐 오히려 호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몇몇 국가에서만 발생해 비교할 대상이 마땅히 없었다”면서 “반면 코로나19는 전세계적 현상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운이 따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대응 체계가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보수 정권에서 비교적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해 문재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 수 있는 여력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에서 재정을 적극 집행하면서 체감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며 “대부분 악재가 민생과 직접적 연관이 없었기 때문에 영향도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야당에 유력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점도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라며 “야당이 대안 세력으로 인정을 못 받는 것이다. 대통령이 잘하지 못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야당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철 소장은 또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당내 비문(비문재인) 인사들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차기 대권주자가 임기 말 대통령 정책에 제동을 거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내부 분열이 일어나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런 사례와 비교하면 문 대통령은 비교적 유리한 정치 지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당내 ‘비문 주자’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차별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노인들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이 크게 늘었다”며 “만 65세 이상이 되면 이런저런 형태로 보조금 등 이전소득을 지급하는 데다 코로나 때는 재난지원금도 주지 않았나. 이번에 코로나가 재확산하니 또 지원금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등 정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만약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거나, 지더라도 대통령이 지지율 40% 이상을 유지한다면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말 차기 주자의 차별화 시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그런 것 없이 유력 주자들이 오히려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야권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추세대로면 서울·부산 재보선에서 여권이 승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