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
올해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이 호황을 이루며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팽배하다.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대만 반도체 매뉴팩처링)가 올해 역대급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반도체는 미세하고 발달된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정 구도를 세 가지 산업 구조로 분류하면 공장(팹) 없이 설계에 특화된 팹리스,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그리고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나뉜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2020년 기준 4324억 달러로, 2024년까지 5188억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이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내 파운드리 비중은 2010년 14%에서 2020년 22%까지 증가했고, 2024년에는 27%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미세 공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설비 투자가 증가하자 자체 공장을 보유한 반도체 회사들이 감소하고 오히려 파운드리 시장은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업체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가 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5.5%로 삼성전자가 16.4%로 그 뒤를 따른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매출의 절반 가량이 자사물량이기 때문에 순수한 파운드리 매출은 TSMC가 약 60%, 삼성전자가 약 10% 정도로 집계된다.
그러나 압도적인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던 TSMC 주가가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1조6500억 대만달러(약 65조925억 원)가 증발됐다. 인텔(Intel)이 올해부터 아웃소싱을 한다는 소식에 최근 TSMC 주가가 상승했지만, 2023년까지 자체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주가가 폭락했다.
쥔이증권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1일 주당 679 대만달러(약 2만6000원)로 최고가를 찍은 후 폭락했다. 21일 기준 시총은 17조6000만 대만달러(약 693조6160억 원)에서 27일 15조9500만 대만달러(약 628조5895억 원)로 줄었다.
TSMC 관계자는 “TSMC의 1분기 운영 상황은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고성능 컴퓨팅 증가와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1분기 매출은 127억 미국달러(약 14조296억 원) ~ 130억 달러(약 14조3611억 원)로 예측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미국의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인텔이 최근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월 300㎜ 웨이퍼 1만5000장 규모로 인텔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도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에 반도체 생산 물량을 분배하는 전략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리 요구하는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이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오스틴팹 외주 계약이 사실이라면 인텔 입장에서는 TSMC의 독점 계약보다는 삼성전자와 함께 공급사를 2곳으로 정하는 듀얼 벤더 활용방안이 주는 장점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 행선지로 반도체 공장을 선택하며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총수가 부재하는 상황 속에서도 인텔로부터 파운드리를 수주하면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