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했다간 패가망신”… 정부, 공직자 부당이익 최대 ‘5배 환수’ 방안 추진

정부가 부동산 개발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은 공무원에 대해 이익의 최대 5배를 추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 이와 같은 공직자 부동산 비리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을 공개했다.

정부는 공직자나 공공기관 종사자 등이 신도시 등 택지개발과 같은 개발 사업과 관련한 내부 정보를 활용해 땅투기를 하고, 이로써 부당이익을 벌어들이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내부 규제를 강화하고 처벌 수준도 대폭 높일 계획이다.

특히 이와 같은 내부 정보로 사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의 수 배를 환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로선 증권시장에만 내부 정보를 활용해 편취한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장치가 존재한다. 이를 부동산 시장으로도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다. 현 자본시장법은 내부정보 활용 불공정 행위에 대해 이익의 3~5배를 환수한다.

주택 관련 법령이나 내부 규정상 기밀정보, 내부자 정보 등의 범위와 관련 정보 취급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유출하거나 사적으로 이용한 행위에 대한 처벌 수준도 대폭 강화한다.

현행법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 종사자가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국토부 공직자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직원 등 부동산 정책 관련 기관은 직원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등록제’를 도입한다. 말 그대로 이들 기관 직원이 부동산을 신규 취득하는 등 부동산 재산상 변동이 있으면 이를 신고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정 지역에서 중요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내부자’의 재산이 있는지 파악하며, 본격 추진 여부 검토 시 반영하거나, 공직자에 대해선 재산 조기 매각을 권고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부동산 투기가 적발된 공직자나 공공기관 직원은 조직에서 퇴출되는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에서 영구 퇴출된다.

정부는 비리를 저지른 공직자 등에 대해선 관련 기관 취업을 일정부분 제한하며, 부동산 관련 업종의 인허가 취득도 막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이른바 ‘4대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선 가중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4대 시장교란 행위는 △비공개 및 내부정보 이용 투기행위 △담합 등 시세조작행위 △허위매물 신고 등 불법중개 및 교란행위 △불법전매 등 부당청약 행위 등으로 규정된다.

부동산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이들 4대 유형에 대해선 처벌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9년 법 개정으로 불법전매나 청약통장 불법거래 등 공급질서 교란행위에 대해선 그 행위로 얻은 불법수익이 1000만원을 넘길 경우 그 금액의 3배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이 배수가 더 커질 수 있게 됐다.

이미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자 정보 누설 등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3∼5배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당 장경태 의원도 형량을 10년 이하 징역형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는 현재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국토부와 LH 임직원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최근 5년치 부동산 취득 현황을 파악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공직자 등이 3기 신도시와 과천 과천지구, 안산 장상지구 땅을 택지 지정 전 선취매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성 투자를 한 것으로 의심될 경우 경찰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