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세계 최초 ‘와이파이6E’ 모듈 개발… “두 배 빠르다”

LG이노텍은 세계 최초로 차세대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와이파이6E 모듈’을 개발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와이파이6E는 이르면 상반기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운행정보,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을 제어하는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과 내부 스마트 기기 및 외부 공유기를 연결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부품이다. 기존 와이파이6 대비 최소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집 안에서 가상현실(VR) 콘텐츠나 고화질 화상회의를 할 때 유용할 전망이다.
와이파이6E는 현행 표준인 와이파이6(802.11ax)의 확장판이다. 기존 와이파이는 2.4㎓(기가헤르츠)와 5㎓ 주파수 대역을 사용했지만 와이파이6E는 여기에 추가로 6GHz(기가헤르츠) 고주파 대역을 활용한다. 쓸 수 있는 주파수가 대폭 늘어나 기존 ‘와이파이5’ 대비 속도가 3배가량 빠르다.
와이파이 칩셋 제조회사 브로드컴의 실측 자료에 따르면 와이파이6의 속도는 400Mbps(초당 메가비트)였던 반면 와이파이6E는 2.1Gbps(초당 기가비트)로 5배 이상 빨랐다. 속도가 빨라 VR, 화상회의 등 대용량 콘텐츠를 원활하게 쓸 수 있다. 대역폭이 넓기 때문에 공공장소나 인구 밀집지역에서 끊김 현상이 줄어들 전망이다.
와이파이6E를 이용하기 위해선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무선공유기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단말기가 필요하다. 아직 국내에 와이파이6E 무선공유기가 상용화되지 않았다. 작년 12월 KT가 시제품을 내놨고 링크시스가 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제품을 선보였다. 두 업체 모두 상반기 중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이번 ‘차량용 와이파이6E 모듈’로 글로벌 차량 통신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기업을 빠르게 추격해 선두 지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차량용 와이파이6E 칩 공급업체인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와 공동 마케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가운데선 삼성전자 갤럭시S21울트라가 현재 유일한 와이파이6E 지원 스마트폰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13도 와이파이6E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제품이 3억3800만 대가량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