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줄하락세… 다음달 ‘깜짝’ 반전 있을까

제약·바이오주는 올 들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스피지수가 횡보하는 동안 바이오주는 10% 넘게 하락한 종목이 많다. 증시가 탈(脫) 코로나19 국면으로 접어들자, 투자자의 관심이 바이오주에서 다른 종목으로 이동했다. 신약 개발 벤처기업의 임상시험과 관련해 잇따르는 잡음도 바이오주 투자심리 악화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바이오주의 ‘반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내달부터 바이오주 관련 투자심리에 선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 신규상장(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곧 증시에 발을 들이게 되며, 굵직한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 글로벌 바이오 학회도 줄줄이 막을 올릴 예정이다. 이에 바이오주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줄줄이 하락세 탄 바이오주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22일 1.78% 하락해 3925.80에 장을 마감했다. 이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4.58% 떨어지며 코스피지수(+3.48%)에 못 미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64%), 셀트리온(-4.48%), 한미사이언스(-17.74%) 등 KRX300헬스케어 지수에 포함된 시총 상위주가 이 기간 연이어 하락세를 탔기 때문.

연초 바이오주 흐름이 부진했던 것은 증시의 탈 코로나19 색체가 짙어진 것과 연관이 있다. 지난해 바이오를 비롯해 일부 분야에 집중되어 있던 매수세가 중후장대, 경기순환주 등의 분야로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다른 신산업 분야에서는 호재가 잇따르며 투자자의 이탈을 방지했으나, 바이오주는 이탈을 방지할 재료가 거의 없었다.

되려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사건이 잇따랐다. 에이치엘비가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허위공시했다는 논란이 인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논란의 영향으로 다른 바이오벤처기업인 헬릭스미스, 메지온 투자심리도 덩달아 악화됐다. 이들도 각각 3-1상, 3상에서 임상 성공 여부를 가리는 최우선 잣대인 ‘1차 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날 셀트리온은 작년 4분기에 16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3% 개선되었으나, 컨센서스 대비로는 27.1% 낮은 ‘어닝 쇼크’다. 실적이 악화된 종목은 물론이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양호한 종목들도 버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씨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7~8배에 불과하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다음달 ‘반전 포인트’ 올까?
증권가에서는 현재 바이오주 하락세를 “저점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음달부터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호재가 많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 다음달 중순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에 미국 기업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전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계기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된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역항암 신약 연구기업 네오이뮨텍이 다음달 4~5일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는 것도 호재로 평가된다.

굵직한 글로벌 바이오 학회가 다음달부터 연이어 개최될 예정인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다음달 20~23일에는 세계내분비학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미국암학회(4월10~15일), 유럽류마티스학회(6월2~5일), 미국임상종양학회(6월 4~8일) 등도 예정되어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주목할만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기업은 주가가 순식간에 뛸 수 있다”고 귀뜸했다.

주요 증권사의 올해 바이오 최선호주를 조사한 결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는 등의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최선호주로 선택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올해 설비 증설을 마치면 주요 경쟁업체를 넘어설 예정”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