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폐교위기 대학 탐방 – 2. 제주국제대학교

2000년에 제주산업정보대학 설립자인 동원교육학원 김동권 이사장이 185억원 횡령혐의로 구속기소되었다. 같은 재단이 1996년에 제주도민의 십시일반으로 설립한 4년제 탐라대학교도 재단의 배임, 횡령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관선 이사장이 파견되었고, 10년 간 재단 운영이 정상화되지 못하던 끝에, 2012년에 두 학교를 통합한 제주국제대학교가 건립된다.

(Source: 제주국제대학교 홈페이지)

대부분의 교직원들 월급이 밀린 상태였고, 재정이 매우 안 좋았지만, 제주도의 유일한 4년제 대학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2015년에 제주도민 세금 415억원으로 기존 탐라대학교 캠퍼스를 제주도에서 매입한다. 탐라대학교 주변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액 15억원을 지불하고 난 400억원으로 대학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50명도 안 남은 교직원이 3개의 노조에 분산 가입되어 각각의 요구조건을 들이밀면서 체불된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었고, 대내외 분란과 학령 인구 감소가 맞물려 등록금 수입은 급감했다.

관계자는 매년 약 30억원의 지출이 발생하는데, 등록금 수입은 1년 중 불과 몇 달 급여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고, 매년 운영을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직원 측은 횡령액 185억원을 채워넣지 않는이상 정상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재단 측은 이미 지나간 사건이고, 도민 세금 400억원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운영이 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세우는 노조들의 문제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학내 분규를 마무리 짓기 위해 관할청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총 7인의 재단법인 이사 중 3인을 기존 설립자 측에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줬고, 이에대해 불만이 있었지만 관선 이사 임기 종료 후에 3-4인의 이사 임명권을 기존 재단에 주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들어 타협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거기에 더해 2019년 3월에 신생 학교 제주국제대학교의 2대 총장을 선출하면서 학내 분쟁이 타협점을 찾는 듯 했으나, 강철준 총장이 이사진 업무에 월권을 저질렀다는 이유,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이유로 취임 4개월만에 이사회에서 해고된다.

임금 협상 실패시 이사회 및 총장이 동반 사임하기로 했던 기존의 합의를 깨고 이사 3인이 사임을 거부한데다, 추가 4인의 이사를 기존 재단 인사로 채우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자, 강철준 총장은 장문의 기고문을 내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한다.

(제주국제대학교와 강철준 총장)

추가 4인의 이사 중 공주대학교 역사교육학과 교수를 재임한 이명희 교수가 ‘4.3 폭동 진압’이라는 표현을 쓴 점을 놓고 제주도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추가 이사 임명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총장 해임의 절차적인 문제를 들어 해임 8개월만에 총장 직위에 복귀한 강철준 총장은 다시 2020년 6월에 이사회 만장일치로 해임된다. 동원교육학원은 관할청인 제주특별자치도에 강 총장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고, 제주도감사위원회에서 감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강철준 총장은 동원교육학원이 1997년에 설립한 동원유치원의 재보수 공사 등에 대한 비용을 도민 세금 400억원 중 일부로 지출하는 등, 제주국제대학교 폐교를 대비해 모든 재산을 동원유치원으로 이전하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는데, 해당건은 현재 제주도감사위원회에서 감사 진행 중인 사항이다.

또한 강철준 총장 측은 제주도청의 핵심 인사들이 동원교육학원과 결탁했다고 주장하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하마평이 무성한 상태다.

타 지역 대학과 달리 제주도의 사립대학들은 교육부가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가 관할청인 탓에 강철준 총장이 제주도지사로 당선될 경우, 동원교육학원의 이사진 선임의 적법성 여부를 재평가하고, 동원유치원으로 재산 이전을 이유로 관선 이사진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인 원희룡 지사가 사학법 개정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 이번 제주국제대학교 분쟁이 대체로 동원교육재단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 재임 중 도민 세금 400억원이 들어갔음에도 학교 정상화에 실패했다는 점 등을 들어 정치적인 공세가 이뤄질 사안이라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비리 사학 먹튀 방지법 개정안

속칭 서남대 법이 통과되고 나자 유치원, 평생교육시설, 초,중,고교 등의 학교를 추가 개설하거나 법인 합병 등으로 대학 폐교 이후를 준비하는 여러 대학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도서관을 설계 변경해 유치원을 개설해 학교법인 재산의 국고 환수를 피한 대구미래대학교 사례를 들어 동원교육재단이 유사한 생각으로 동원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강철준 총장과 달리, 재단 측은 이미 1997년에 설립한 유치원이라며 대화를 일축했다.

유치원이 설령 존속하더라도 현재 속칭 대구미래대 법이 통과될 경우, 제주국제대학교 재산은 전액 국고에 환수된다. 대학 폐교관련 전문가들은 다른 학교를 갖고 있는 영남외국어대, 경주대, 서라벌대 등과 더불어 제주국제대학교도 ‘비리 사학 먹튀 방지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난 다음에 일률적으로 폐교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이 사학법 개정에 반대해왔다는 점을 들어 더불어민주당에서 2022년 대선, 지방선거 등에 전략적으로 비리 사학 먹튀 방지법 개정안을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레 흘러 나온다.

(Source: 네이버 지식인)

재단이 분란을 겪는 동안 피해는 학생들만

학내 분쟁이 정치사안으로 변질되는 동안 교육 품질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 교수진은 밀리는 급여 탓에 강의 준비를 소홀히하게 됐고, 학내 시설물들은 낡고, 부서지는 중이다. 제주도 특성상 습기로 지네가 자주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데, 방역을 한지 오래된 탓에 지네가 많아 수면 중 물린 사례들이 자주 보고되고 있고, 교내의 컴퓨터는 공무원들이 쓰는 구형 셀러론 컴퓨터보다 더 성능이 나쁘다. 교육용으로 쓰기 어려울 정도다.

항공정비과 학생들을 위해 국방부에서 무상 지원받은 엔진은 녹슨채로 방치되어 있고, 학교 운동장 트랙은 제주국제대 체육계열 학생들도 이용하지 않는다. 관리되지 않은 운동 시설을 이용할 경우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재정지원대학 I, II 유형에 선정됨에 따라 학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졌고, 2019년에 27개과를 19개로 줄이며 정원을 800명에서 630명으로 감소시켰다. 2020년에는 정원을 더줄여 630명에서 370명이 되었지만 여전히 신입생 충원율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재정지원대학 II 유형에 선정되었을 당시, 총학생회장 정준혁 군은 “국가장학금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이다. 대학이 부실하다면 대학에 패널티를 물어야지, 왜 죄 없는 학생들이 패널티를 받아야 하느냐, 학생들이 볼모가 되어선 안 된다’고 규탄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으나 삭제당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전, 현직 관계자들에 따르면 체불임금을 달라고 싸우고 있는 노조원들도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학교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내부에서부터 붕괴되어 있는 모습에서 폐교가 얼마남지 않은 시한폭탄이라는 점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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