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폐교위기 대학 탐방 – 1. 영남외국어대학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계속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계속해서 최하등급을 받고 있는 영남외국어대학은 안팎에서 폐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설립자인 박재익 국회의원이 배임, 횡령으로 구속된 이후, 2008년에 김종화 이사장, 장영아 총장 부부가 박재익 의원이 세운 경북교육재단의 대구외국어대학교와 경북학원 재단 소유의 영남외국어대학을 인수한다.

대구외국어대학교는 사학재단 비리 및 수익용 재산 (광업권) 소실로 2017년에 폐교되었다.

(경북학원 산하의 영남외국어대학)

장영아 총장은 이전부터 대구 북구의 대구관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동구교육재단의 이사장이었고, 대전의 배인학원을 총액 3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대구외국어대학교와 영남외국어대학 인수 시점에 교육부에게 받은 승인 조건은 박재익 의원이 횡령한 100억원을 복구시키라는 것이었는데, 당시 인수한지 얼마되지 않은 배인학원의 대전 용운동 7필지, 감정가 133억원의 땅을 팔아서 입금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록 약속 이행이 되지 않자 교육부는 이사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나왔고, 김종화-장영아 부부는 배인학원이 증여하고 경북학원이 보유한 대전 용운동 7필지를 직접 매입한다. 당시 매입가액은 60억원, 전액 대구은행 경산지점에서 대출로 진행된다.

여전히 100억원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장영아 총장은 본인이 2000년에 설립하고 운영했던 평생교육원인 세민디지털대학이 보유한 대구 동구의 땅, 건물과 디지털대학을 경북학원에 추가로 기부한다. 본지 취재기자에 따르면, 동대구역과 가까운 거리이고 대구의 명문고 중 하나인 청구고와 직선거리 100m 남짓의 요지에 있는 땅이지만, 교통량이 적은 소외지, 경사가 있는 지형이라는 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땅이라는 것이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대전 용운동 땅을 담보로 60억원과 본인이 운영하던 사이버대학까지 재단에 출자한 장 총장 부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 재산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월세 내놓기 쉽지 않은 본인 소유 건물에 월세 220만원 계약을 하기도 하고, 딸을 고액 연봉 교수로 임명하기도 한다. 전 총장이 8,100만원의 연봉을 받았으나 장영아 총장은 2억 5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기도 했다. 교육부의 거듭된 감사 (2013년, 2017년)에서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영아 총장은 여전히 영남외국어대학에서 1억 7천만원, 영남사이버대학에서 3,600만원의 총장 급여를 받고 있다.

(석정온천, 고속화도로가 좌측에, 대구-부산 고속도록 고가도로가 건물 바로 옆을 지나간다.)

뿐만 아니라 2012년 3월, 학교 앞 온천부지 10필지가 경매에 나오자 54억원에 낙찰 받는다. 학교가 있는 경상북도 경산 협석리 일대에는 학생 복지 및 교육 목적이 아니라 단순 시세차익을 노리고 인수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실제로 2012년 1월에 폐업한 온천은 2021년까지 단 한차례도 운영된 적이 없다. 교육부는 이듬해인 2013년 감사에서 이미 폐업되어 월세를 받지 못해 수익용 기본재산 역할을 할 수 없는 해당 자산을 매각하라고 지적했다. 동류의 지적사항을 따르지 않은 다른 대학들이 정원을 5%씩 감소시키도록 교육부의 압박이 들어온 것을 본 경북학원 재단은 온천부지 건물을 수익용 재산이 아니라 교육용 재산으로 변경 신고한 후, 건물 1층에 명목상의 사무실을 만들어놨다.

교육용 재산으로 바꾼 또 다른 이유로, 매각시 시세차익이 있을 경우, 수익용 재산일 경우 세금을 내야하지만 교육용인 경우에는 세금이 면제된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대학 운영 관계자들의 평이다.

해당 온천부지는 2015년부터 매년 교육부가 운영하는 경매시스템을 이용해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입찰자가 1명도 없다. 협석리 일대를 둘러본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물이 고속화도로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온천 시설로 진입이 어렵다보니, 건물 앞 쪽에 대규모 주차장이 있는 형태로 매몰 후 재건축이 필요해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재 건물 바로 옆으로 부산-대구간 중앙고속도로의 고가도로가 나 있다. 건물 꼭대기의 창으로 보면 고속도로 차량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형국이다. 건물을 다시 지을 경우, 옆의 고속도로 고가도로로 인해 재건축 허가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구매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천부지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재건축 허가가 잘 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약 1/5 크기의 온천부지 앞의 소(小)도로를 포함한 땅이 2017년에 1억 1,100만원에 경매 입찰자 1명이 들어와 매각이 되었던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각 경매의 시작가격은 54억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취재 중 만난 경산 협석리 일대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10억원에도 구매하기 싫은 땅인데, 감정평가사들과 검은 커넥션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재단이 돈놀이하는 동안 학생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재단 이사장과 총장이 이렇게 학교 재산을 전용하고 교육부 감사를 받는 동안, 학교는 빠르게 쇠퇴해갔다.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2010년 이후로 정원을 채운 적이 한번도 없고, 정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는 2008년 인수시점 정원의 1/5에 해당하는 400명의 학생도 못 받을 판국이다. 최대 8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숙사는 2021년 교비회계 장부 기준으로 32명만 기숙사비를 냈다.

등록금 수입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학교를 뜬 교수들도 많았고, 재임용 거부로 사실상 내쳐진 교수들 중 일부는 현재 학교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소송 가액 합계가 8억이 넘지만, 영남외국어대학의 미사용 유보금은 20억이 채 되지 않는다. 총장은 영남외국어대학에서만 매년 1억 7천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아가고 있다.

지방의 대부분의 전문대들이 생존을 위해 간호학과를 만들고, 4년제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3+1년제 학위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2016년에 간호학과 설립, 2018년에 3+1년제 인가를 받는데 성공한다. 간호학과 학생이 약 200명으로, 전체 학생의 절반에 육박한다.

폐교를 예상하는 주변 관계자들은 인근의 대경대학교, 수성대학교 등에 간호학과가 있어서 충분히 수용가능하고, 나머지 학생들 대다수는 사회복지학 관련 전공이기 때문에 역시 인근 학교들에서 흡수 가능하다는 이유로 영남외국어대학의 존치 이유는 굉장히 낮다는 지적이다.

장영아 총장이 운영하는 대구관광고의 교사들을 야간 대학에 입학시켜놓고 장학금을 줘서 학비를 면제시켰다는 이른바 학학(學學) 장학금을 지적받기도 했고, 그렇게 학생 숫자 부풀리기를 했다가 강제 폐교를 당했던 타 대학 사례 탓에 더 이상 학학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주장이다.

(경북학원 산하의 영남사이버대학교)

 

폐교하면 재단은 어떻게 될까?

학교 관계자 측은 ‘학교를 3개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남외국어대학이 폐교된다고해도 학교법인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태도다. 장영아 총장이 2008년 인수 후 추가로 출자한 영남사이버대학 (전 세민디지털대학)은 현재 평생교육원으로, 고등교육법상 학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4년제 사이버 대학으로 변경 신청을 해야한다. 한민학교 폐교 후 전환 명령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를 했던 세계사이버대학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재의 사이버 평생교육원 형태의 영남사이버대학을 계속 운영하면서 지금처럼 영남외국어대학 재산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가 당당한 이유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영아 총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동구교육재단의 대구관광고와 학교법인 합병을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뜻으로 ‘학교를 3개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라는 표현을 썼다고 분석되지만, 교육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미래대 사례에서 봤듯이 해당 목적의 추가 학교 설립,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17-2018년 비리사학 먹튀 방지법 (속칭 ‘서남대법’)이 통과된 탓에, 대구외국어대학교가 폐교되면서 경북교육재단이 보유한 재산을 경북학원에 이전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볼 때, 교육부가 학교법인 합병을 승인해주거나, 4년제 사이버대학 변경을 승인해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계류중인 비리사학 먹튀 방지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영남사이버대학이 4년제 사이버대학으로 변경 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영남외국어대학 소유의 재산은 전액 국고에 환수될 예정으로, 본 건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장영아 총장이 평생동안 사학 비리를 통해 모은 대전의 배인학원 – 대구외국어대학 – 영남외국어대학 재산 전체가 국고에 환수되는 것은 이제 시간 싸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영남외국어대학 존립을 위해 출자한 세민디지털대학 건물까지 함께 국고에 환수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영남외국어대학 재임용 거부 취하 소송을 진행중인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 동구의 세민디지털대학이 썼던 건물이나 경산 협석리 온천부지 구매 등에서 보이듯이, 알짜 부동산을 구매하는 능력이 없는,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시세차익만 찾는 수준의 경영상의 무능이 학교 전반에 퍼져있다는 것이 전, 현직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한다.

신입생 맞을 준비에 페인트 칠만 군데군데 해 놓은 학교의 모습에서, 폐교는 비리사학 먹튀 방지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시점이지 않을까는 교육 관계자들의 분석이 오버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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