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탄 국민연금 ‘대박’… 6년 수익률 8000%

사진=EPA

국민연금이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식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3조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4년께부터 테슬라에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2014년 3분기 말 SEC에 제출한 보유주식 현황 보고서(Form 13)에서 테슬라 주식을 792만 달러(약 88억 원)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당시 테슬라 시가총액을 감안했을 때 0.03% 안팎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이후 테슬라 투자를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전체 투자 규모는 기금운용본부가 2016년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해외주식 종목별 투자현황 자료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국민연금은 2016년 말 기준 테슬라 주식을 1824억 원어치 보유했다. 테슬라 보유지분을 0.4%대 수준까지 늘린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12월 당시 3795억 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지분율0.42∼0.44% 수준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은 8000% 안팎에 이르며 테슬라 주식의 가치는 약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투자 단가는 5 대 1의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1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현 주가(816.12달러)와 비교하면 6년 반 새 80배 이상의 수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현재 평가가치는 33억 달러(약 3조6500억 원)로 3조 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테슬라의 성장성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적극적으로 운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해외주식 종목별 투자 현황에 따르면 GM의 시가총액이 테슬라 시총보다 더 컸던 2016년에도 국민연금은 두 종목에 비슷한 금액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세계적인 기업 주식 투자에서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왔다. 1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2019년까지 해외 주식 투자를 한통 수익률은 10.08%로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인 5.59%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미국 대형 테크 기업의 주식을 위주로 투자하고 있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보유 주식 평가액 상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이다. 이때 국민연금은 이 기업들의 지분을 0.2~0.3%가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주식 보유 비율을 유지하기만 했어도 큰 평가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국내 개인투자자 사이의 인기 투자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작년 한 해 동안 테슬라 주식을 30억 달러(약 3조3230억 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올 들어서도 이달 10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10억4835만 달러(약 1조1605억 원)어치 사들였다. 2위 애플(6억3749만 달러)과 3위 TSMC(2억8437만 달러)의 순매수액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보유지분도 늘었다.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 잔액은 106억6434만 달러(약 11조8054억 원)로 집계됐다. 테슬라 시가총액(7833억5600만 달러)의 1.36%에 해당하는 규모다. 7대 주주 제니슨 어소시에이츠(1.28%), 8대 주주 제오드 캐피털매니지먼트(1.22%) 등보다 지분율이 높다. 2019년 말만 해도 지분율은 0.1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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