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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2023] ③ 물류 혁신이 열어준 직구의 문, 국내 이커머스 흔든다

물류 기업들 혁신 중, 덕분에 직구 시장의 국내 침투 빨라져 쿠팡, 일반 셀러 지원 통해 배송 경험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 중 국내 이커머스 허리띠 졸라매기로 버티기 나서 물류 혁신 이어질수록 ‘고효율’, ‘저비용’ 구조 만들어내는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

지난 3일 쿠팡은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함께 ‘로켓그로스(Rocket Growth)’ 제도를 도입했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에게 제품 보관·포장·재고관리·배송·반품 등을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다.

로켓그로스 서비스 출범 소식이 들려오자 기존 택배시장 선두업체들인 CJ대한통운과 한진 등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국내에 적극적으로 진출 의지를 표명한 알리익스프레스에 물류 창고 제공 등의 전폭적인 지원책을 당근으로 제시하면서 물류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한진도 패션 산업 직구 상품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과의 제휴 폭을 넓히고, 신생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태도다.

CJ대한통운 인천GDC센터/사진=CJ대한통운

물류 혁신과 국내-해외 이커머스의 경계선 붕괴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문가들은 쿠팡의 라스트마일 혁신 이후 가속화된 물류 혁신 탓에 대부분의 상품이 이틀 안에 배송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과거 ‘퀵커머스’의 기준이었던 당일 배송이 더 이상 프리미엄 서비스가 아닌 평범한 서비스가 됐고, 서울과 충청 이남 지방 간 택배도 익일 배송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류 혁신에 따라 직구 상품의 구매나 국내 제품의 해외 판매 양쪽 모두에서 국내와 해외 시장을 가르는 경계선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이 느끼는 현장의 상황이다.

쿠팡의 로켓그로스도 중소상공인들의 편리한 서비스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쿠팡 입점 중소상공인들이 좀 더 신속하게 소비자들에게 대응해 유저 경험을 바꾸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만 로켓배송이 가능했지만 로켓그로스를 이용할 경우 일반 판매자 상품도 당일이나 익일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상공인들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물류창고에 제품을 입고하면 주문 이후 포장, 배송은 모두 쿠팡에서 알아서 해 주는 방식이다.

한진택배는 지난 2022년 기업간거래(B2B) 패션 물량이 2021년 대비 31% 증가한 1,700만 박스로 집계되자 패션 업계 물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존 국내·외 업체들의 물류 배송뿐만 아니라 신생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물류 서비스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특히 해외 직구, 역직구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관련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부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구영배 큐텐 대표/사진=큐텐

직구 시장 성장, 해외 업체들의 한국 진출 문도 열려

그간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해외 업체들이 직구를 통한 국내 시장 진출이 가시화 되면서 2022년 9,612만 건, 47억2,500만 달러의 매출고를 기록했다. 2021년 대비 건수는 8.8%, 금액은 1.4% 늘었다. 이어 지난 5일 동남아 이커머스 전문업체인 큐텐(Qoo10)이 한국의 위메프를 인수하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한층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큐텐의 구영배 회장은 G마켓 매각 후 경업금지 조치로 인해 한국에서 이커머스 사업이 불가능해지자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새롭게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큐텐이 취급하는 상품이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던 중 작년 9월에 티몬을 인수했고, 연이어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동남아발 직구 상품 시장의 선두 업체로 뛰어올랐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큐텐의 선방 배경으로 그간 직구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관세청 통관 문제와 배송 속도 문제가 크게 개선된 점을 꼽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3~5일 배송을 내세우고 있고, 아마존은 4~8일 배송을 내세운다. 큐텐은 인수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을 통해 직구·역직구 플랫폼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새판을 짜겠다는 방침이다.

물류 혁신에 ‘저비용’, ‘고효율’ 압박받는 이커머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직구 상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자 국내 이커머스 회사들도 어쩔 수 없이 배송 혁신에 도전하고 있지만, 반대로 수익성 악화로 허리띠 조이기에 나서는 등 고성장을 포기하고 살아남기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신선한 식료품의 새벽배송으로 시선을 모았던 컬리의 경우 최대 7조원을 바라보던 비상장시장의 주가는 이제 8천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10분의 1의 가치로 폭락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두 개의 큰 키워드 중 가격 경쟁에서 밀린 만큼 오아시스마켓 등의 주요 경쟁사들과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수수료 제로 정책을 접고 3%의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솔닷, 크림, 트렌비 등의 리셀 플랫폼과 명품 플랫폼도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 아울러 마케팅비와 인건비를 낮추고 수수료와 가격은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성 강화를 위한 허리띠 조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물류 혁신이 직구 시장의 국내 침투를 이끌었고, 결국 ‘저비용’, ‘고효율’이 시장의 새로운 도전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한다. 국내 기업 중 해외 역직구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만큼의 상품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기업을 제외하면 자칫 배송이 더 빨라질수록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큐텐 등의 해외 직구 기업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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